전국 각지에서 익명의 기부천사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수년에서 수십 년간 꾸준히 현금과 생필품을 기부하며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23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날 오후 한 익명 기부자가 사무국 모금함 뒤에 성금 5352만7670원과 손편지를 남기고 떠났다고 발표했습니다. 편지에는 "난치병으로 힘겹게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기부자는 올해로 9년째 익명 기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누적 기부금액은 약 7억4600만 원에 이릅니다.
경남 거창군에서도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3일 가조면의 익명 주민 7명이 쌀 20㎏ 60포와 라면 100상자, 상품권 200만 원 등 총 9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가조면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청·장년층으로 부모 세대부터 시작된 기부 문화를 이어받아 20여 년째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
충남 보령시에서는 14일 남포면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기부자가 돼지 저금통에 모은 현금 41만4000원과 라면 30상자, 양말 60켤레를 기부했습니다.
이 기부자는 2021년부터 매년 남포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행정복지센터에도 익명의 기부자가 연탄 1000장을 기탁했습니다. 이 기탁자의 연탄 기부는 올해로 5년째 계속되고 있어 지역사회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경기 안성시에서는 익명의 기부자가 두유 800팩(10박스, 50만 원 상당)을 택배로 전달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경북 안동시 송하동행정복지센터에는 18일과 19일 연이어 익명 기부자들이 쌀 10㎏짜리 20포와 현금 100만 원을 맡겼습니다.
안성시 관계자는 "익명 기부자들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보령시
특별한 기부 철학을 가진 시민도 있습니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배해주(69) 씨는 최근 '노인을 반납합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현금 25만5000원을 대구공동모금회에 기부했습니다.
배 씨는 만 65세 이후부터 매년 자신이 받는 교통요금 할인과 문화시설 이용 혜택을 현금으로 환산해 기부하는 독특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 각지의 익명 기부자들은 현금부터 쌀, 라면, 연탄, 두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