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 도심지역에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대규모로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자연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수원과 화성 등지에 몰려든 까마귀 떼가 분변과 소음으로 주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수원시는 공식 홈페이지에 '떼까마귀 출현 주의' 안내문을 올렸습니다. 시 관계자는 "올겨울에도 떼까마귀가 수원 도심에 찾아오고 있다"면서 "배설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원시청
떼까마귀는 겨울철 한반도에 날아오는 철새로, 몸길이가 약 46㎝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강한 군집성으로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활동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이들은 낮 시간에는 주변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고, 해가 지면 도심 가로수와 전깃줄로 이동해 밤을 보냅니다. 주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도심에서 목격됩니다.
수원 지역에서는 아주대 주변과 망포동, 인계동, 권선동 일대가 떼까마귀의 주요 출현 지역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주대 앞을 지나가면 길이 하얗게 보일 정도로 분변이 많다", "몇 천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것 같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떼까마귀는 봄부터 가을까지 러시아 시베리아와 몽골 등 한반도 북부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에 남쪽으로 이동해 월동하는 철새입니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겨울철 서식지가 점차 북상하면서 수도권까지 활동 영역이 넓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원 동부 지역은 전봇대와 전깃줄이 밀집해 있고, 건물들이 바람을 차단해주며 평택·화성·안산 등 먹이 활동 지역과 인접해 떼까마귀가 선호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뉴스1
다행히 떼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거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을 옮긴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량의 배설물로 인한 위생 문제와 차량 오염, 전깃줄에 집중된 개체들로 인한 정전 위험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수원시는 시민들에게 전깃줄 아래 보행 금지, 해당 구간 차량 주차 자제, 버스 승·하차 시 전깃줄 주변 주의 등의 행동 수칙을 안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