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임신부 절반 "배려 받아본 적 없다"... 상사ㆍ동료 눈치주기 41%

23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임신부 배려 실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신부 절반가량이 임신을 이유로 한 배려를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협회는 지난 10∼11월 임신부 1천명과 비임신부 1천명을 대상으로 배려 인식과 실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비임신부 82.6%는 '임신부를 배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임신부가 '배려를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56.1%에 머물렀습니다.


임신부 배려 실천 수준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임신부 평가는 64.9점으로 작년보다 2.0점 감소했습니다.


임신이 벼슬인가요?”...임신한 회사 동료가 계속 업무 미뤄 짜증난다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비임신부의 자체 평가는 69.1점으로 전년 대비 6.2점 상승했습니다.


협회가 가정, 직장, 일상 영역별로 임신부의 부정적 경험을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는 '임신으로 인한 신체·정서적 변화에 대한 가족의 이해 부족'이 30.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직장 내 부정적 경험으로는 '상사 및 동료의 눈치주기'가 41.0%로 1위를 차지했고, '승진 누락 등 인사 불이익'이 22.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길거리 간접흡연'이었습니다. 해당 응답률은 82.2%로 전년 대비 20.5%포인트나 급증했습니다.


임신부들이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받은 배려는 '가사 분담'(41.3%)이었으며, 이들은 실제로도 가사 분담을 가장 필요한 도움(46.0%)으로 꼽았습니다. 이어 '임신으로 인한 신체·정서 변화 이해'(19.0%)가 필요한 배려로 언급됐습니다.


직장에서는 '출퇴근 시간 조정'(39.0%)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필요한 배려로도 50.0%가 같은 항목을 선택했습니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생긴 '감지센서'...무심코 앉았다가 '이렇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일상생활에서는 대중교통 좌석 양보(31.3%)에서 배려를 많이 받았고, 가장 필요한 배려 역시 좌석 양보(48.4%)로 조사됐습니다.


임신부 근로자의 모성보호제도 사용 경험률은 75.2%였습니다. 이들이 가장 많이 활용한 제도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80.3%)이었고, '태아 검진시간'(62.0%), '출산전후휴가'(47.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모성보호제도를 사용하지 않은 임신부들의 45.8%는 그 이유로 '사용 가능한 직종·근로상태가 아님(비정규직·프리랜서 등)'을 들었습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이번 조사는 임신부 배려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실제 임신부의 체감 수준 간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며 "대중교통 배려석 이용이나 길거리 흡연과 같은 일상적 불편은 제도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시민 인식 변화와 실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