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여성 자영업자가 겪은 황당한 경험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현실적 고충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20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게시된 사연에 따르면, 해당 카페 사장은 "여성 혼자 운영하는 조용한 개인 카페인데, 화장실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문제가 된 고객은 매장 방문 시마다 화장실에 5분 이상 머물며 반복적으로 출입했고, 이 과정에서 화장실 휴지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소모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카페 사장은 "물 내려가는 소리, 변기 뚜껑 닫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 이상함을 느꼈다"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업소용 대형 휴지를 새로 교체한 후 해당 고객이 다녀간 뒤 휴지가 통째로 사라진 사실이었습니다.
사장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 사연이 공개되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공감과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요즘은 매장에 휴지를 두루마리째 놓기 무섭다", "아예 비데를 설치하거나 화장실을 직원 전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손님 한 명 때문에 매장 분위기가 망가진다"며 안타까움을 표했고, "CCTV 설치나 화장실 이용 제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소규모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화장실 관리는 오래된 고민거리입니다.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임에도 화장실을 개방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와 공공화장실처럼 이용하는 일부 고객들, 그리고 소모품 도난까지 겹치면서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진상 손님'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에 더해 고객 관리 리스크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 권리만 강조되는 환경에서 사업자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해당 카페 사장은 "휴지 가격이 아까운 건 아니다"라며 "다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 손님이 다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다른 손님들은 아무 문제 없는데, 한 사람 때문에 매장을 닫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제는 장사를 잘하는 것보다 버티는 게 더 중요한 시대", "소상공인은 감정노동자이자 안전관리자까지 해야 하느냐"는 자조 섞인 반응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