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50만원을 빌려준 친구가 도와줬다는 이유로 20년 동안 크고 작은 부탁을 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돈 빌려준 친구, 이제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씨는 20년 전 아버지 사업 부도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휴학을 고민하던 시절, 10년 지기 친구 두 명에게 등록금 일부를 빌렸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너무 고마워서 평생 은인이라 생각하며 살았다"며 "하루에 적게는 5천 원, 많게는 1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았고, 졸업 전 취업이 되어 두 달 만에 모두 상환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이후에도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해 두 친구가 자잘한 부탁이나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마다 기꺼이 도왔다고 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문제는 두 친구 중 한 명이 크고 작은 부탁을 계속 하면서 불거졌습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친구는 돈을 빌려준 시점부터 20년간 크고 작은 부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조별 과제를 대신 해달라고 했고, 옷과 가방을 빌려간 뒤 잃어버려 돌려받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A씨는 친정과 시댁 모두 김치를 사 먹어 김장 경험이 전혀 없는데도 매년 김장철마다 A씨를 불러 김치를 담갔습니다.
집안 행사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A씨가 몸이 아파 장기 휴가 중일 때도 아이를 맡아달라, 강아지를 맡아달라, 와서 이것저것 도와달라는 연락이 계속됐다고 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A씨는 "요즘은 전화도 문자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눈치를 챘는지 '고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제가 예전에 힘들 때 마련해줬던 150만 원 이야기를 꼭 꺼낸다. 자기가 정말 힘들게 마련해서 가장 친한 저에게 준 돈이었다는 뉘앙스"라고 토로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돈을 빌려줬던 다른 친구와는 연락도 자주 하고 집안 행사에 가끔 얼굴을 비치는 정도로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A씨는 "자꾸 두 친구를 비교하게 된다. 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제가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 그만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너무 나쁜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의 고민에 공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누리꾼들은 "그 정도면 친구한테 사채 이자보다 더 많이 몸으로 갚은 것 같다", "150만 원에 대한 보답을 과하게 한 것 같다", "애초에 조건 없이 도와준 게 아니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