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아기 모유 화장실에서 먹이라구요?"... '공공장소 모유수유' 찬반 격돌

최근 미국의 한 여성이 식당에서 모유 수유를 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고 주장하면서 공공장소 모유 수유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아리스 코피엑은 최근 가족과 함께 조지아주에 위치한 토코아 리버사이드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피엑은 남편과 세 딸(4세, 2세, 생후 4개월)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막내가 칭얼거리기 시작하자 가리개로 몸을 완전히 가린 채 모유 수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Instagram 'ariskopes'Instagram 'ariskopes'


잠시 후 아이는 잠에 들었고, 코피엑은 수유를 멈춘 채 아이를 계속 안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던 순간 발생했습니다. 업주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가와 "여기서는 그러면 안된다"며 즉시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고 코피엑은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미 수유는 완료된 상태였고 아이들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한 마디도 못하게 막았다"며 "업주의 태도가 매우 공격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코피엑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에는 카운터 뒤에 있던 남성이 아기를 안고 있는 코피엑을 향해 "여기서 나가라(Get on out of here!)"고 고함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이후 코피엑이 "조지아주 법률은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를 보호한다"고 언급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점점 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잘못한 것 같아 사과하려 했지만, 곧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하지만 아이들을 위험한 상황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 급히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지아주 법률은 어머니가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모유 수유할 권리를 명확히 보장하고 있습니다. 코피엑은 "모유 수유는 자연스러운 행위이며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라며 "모유 수유하는 어머니들을 환영하는 공간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공공장소 모유 수유를 둘러싼 유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5-12-19 11 07 0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지난달 5일 SNS에는 '배고픈 아기가 참을 수는 없잖아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하는 모습, 불편하세요?"라는 질문과 함께 "(불편하면) 참으세요"라는 내용의 영상이 첨부되어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일부 누리꾼들은 "화장실이라도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눈 마주치면 (엄마가) 불편해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민망하기도 하다", "굳이 공공장소에서 수유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Instagram 'mommycho_daddyyoung'Instagram 'mommycho_daddyyoung'


반면 찬성 측에서는 "아기는 식사하는 건데 그럼 밥을 더러운 화장실에서 먹으란 말이냐", "충분히 가렸는데 왜 문제냐", "공공장소 수유실이 너무 부족하다", "급히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그럴 땐 어쩔 수 없다"는 반박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법적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수유실 부족과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불편함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모유 수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려는 국내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모유수유연맹(WABA)는 매년 8월 1일부터 7일까지 '세계모유수유주간' 캠페인을 진행하며 모유 수유에 대한 인식 제고와 건강한 육아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인구보건복지협회 전국 시·도 지회에서 세계모유수유 주간에 맞춰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합니다.


아울러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모유 수유 환경조성 및 정보제공을 위해 수유 시설 검색 사이트 및 전문가 상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장 및 공중 수유 시설에 대한 설치 물품 지원사업을 2005년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