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년층 사이에서 일본 취업과 정착을 희망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일본 여성과의 결혼을 통한 일본 정착을 꿈꾸는 한국 남성들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슈에이샤온라인이 15일 전한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심각한 취업난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근무 환경이 한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일본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수는 2020년 약 6만9000명에서 2024년 약 7만5000명으로 4년간 8% 증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 청년들이 일본행을 선택하는 주된 배경에는 국내 취업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 취업 지원 서비스 '코렉(KOREC)'을 운영하는 비웰인터내셔널의 이지훈 씨는 "한국에서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문과 취업이 극도로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훈 씨는 "한국은 대기업을 제외하면 급여 격차가 크고, IT 분야조차 비전공자는 진입이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일본에서 근무 중인 최건우 씨(34·가명)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호텔경영을 전공한 최 씨는 한국에서 특급 호텔 10곳에 지원해 단 1곳만 합격했던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그는 "토익 850점 이상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고, 당시 내 점수는 820점이었다. 호텔 업계에서는 외모도 중요하다는 말이 많아 남성은 키 180cm 정도가 기준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 씨는 어렵게 취업한 후에도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으로 인해 결국 한국을 떠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은 힘든데 급여는 기대에 못 미쳤다. 당시에는 '한국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거쳐 2019년 일본 취업에 성공한 최 씨는 현재 일본의 부동산 관련 기업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급여는 한국 시절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일본의 직장 문화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는 "일본 기업은 사생활이 지켜지고, 퇴근 후나 휴일에 연락이 거의 없다. 이 생활에 익숙해지니 다시 한국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결혼 증가세도 눈에 띄는 현상입니다. 한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의 결혼은 1176쌍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지훈 씨는 "외국어 교류 앱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한국인의 절반가량이 '일본에 연인이 있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씨 역시 일본어 교류 앱을 통해 만난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그는 "문화적으로 잘 맞고, 일본 여성들은 경제적으로도 자립적인 인상이 강하다"며 "그 점이 한국 남성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 결혼 시 남성에게 요구되는 경제적 부담이 큰 점도 일본행을 선택하는 요인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지훈 씨는 "한국에서는 남성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여전히 크다"며 "반면 일본에서는 결혼을 인생의 필수 단계로 보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군 복무를 통해 책임감과 조직 경험을 쌓은 한국 남성들이 성실한 인재로 평가받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의 인기로 한국 남성을 동경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슈에이샤온라인은 "올해 일본에서는 외국인과의 공존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한국으로부터 뜨거운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앞으로도 양국의 상호 이해와 공존이 더욱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