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는 미래를 숫자로 계산하는 산업입니다. 그런데 올해 한화생명이 던진 숫자는 손익계산서의 항목이라기보다, 다음 세대를 향한 약속에 가까웠습니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 한국 대표단 후원 이야기입니다. 정부 지원이 빠듯해지며 올림피아드 교육이 온라인으로 축소되고 합숙 훈련도 끊기던 흐름 속에서, 민간기업이 직접 '훈련의 현장'을 되살린 선택이었습니다.
한화생명은 올해 국제과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발대식 흐름 속에서 정보 분야 대표단 후원에 나섰습니다. 지원은 단순한 참가비 보전이 아니라, 출전 전 합숙 교육과 대회 출전 경비, 우수 학생 장학금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알려졌습니다. '대회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후원이 아니라, 선수층을 키우는 '교육 인프라'에 돈을 대겠다는 방식이어서 교육계 반응이 컸습니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효과는 '오프라인의 복원'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습니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위원회는 2025년 여름학교를 오프라인 합숙으로 진행했습니다. 위원회는 직접 "합숙에 필요한 비용을 한화생명 지원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고 공식 공지했습니다.
장소는 경기 용인의 대웅경영개발원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온라인 강의만으로는 넘기 어려웠던 고난도 개념을 놓고, 학생들이 강의실 밖까지 붙어서 토론하는 환경은 그렇게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한화생명이 쾌척한 1억원의 투자는 자연스레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 순위 2022년 4위, 2023년 5위, 2024년 7위로 하락했던 한국은 2025년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큰 성과를 냈습니다. 한국 대표단 4명이 전원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는 한국이 IOI에 참가한 이래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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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드 교육이 흔들리면 성적이 먼저 흔들린다는 말이 많은데, 올해의 결과는 "교육을 다시 세우면 성적도 다시 선다"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런 흐름은 '지속'이라는 단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 최초로 올림피아드 교육을 도왔던 한화생명이 내년에도 지원을 이어갈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 번 후원으로 끝내지 않고 '현장 복원'과 '성과'를 이어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한화생명의 실적도 좋은 흐름인 만큼, 올림피아드에 대한 후원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여기서 한화생명 '후원'의 얼굴은 결국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은 최근 해외 금융 무대에서도 '다음 세대'와 '지속가능' 같은 키워드를 전면에 세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 사진제공=한화그룹
보험사가 미래를 계산하는 산업이라면, 올림피아드 후원은 그 미래를 직접 키우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올해 한화생명이 가장 잘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숫자보다 방향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