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던 10세 여아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은 후, 12개 병원에서 연이어 수용을 거절당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6일 전날 오전 10시경 부산 사하구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A양이 감기 증상으로 수액 치료를 받던 중 의식 저하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담당 의사가 즉시 소방서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A양을 치료할 수 있는 상급병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소방 당국이 연락한 상급병원 12곳은 모두 소아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며 거절했습니다. 13번째로 연락한 2차 B병원에서야 "응급처치라도 하도록 수용하겠다"고 답해 A양이 이송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B병원 도착 후 인계 과정에서 A양에게 심정지가 발생했습니다.

B병원 의료진의 응급처치로 A양의 맥박과 혈압은 다시 돌아왔지만,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B병원 의사가 동승한 상태에서 A양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재이송됐습니다.

소방 당국이 병원 선정을 시작한 시점부터 A양이 3차 병원에 도착하기까지는 총 1시간 20분이 소요됐습니다.

A양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10월 20일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고등학교 남학생이 쓰러져 경련을 일으킨 채 발견됐지만, 14개 병원에서 수용을 거부해 구급차 안에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거절 이유는 소아·신경과 진료 불가, 의료진 부재 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