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윤석열, 화요일인 12월 3일을 계엄 선포일로 정한 이유는"

내란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비상계엄 시기를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로 계엄이 무산된 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시점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12월 3일은 의원들이 대체로 지역구에 머무는 주말이 아닌 주초 '화요일'이었던데다가 국회 주변 식당 등에 의원들이 많이 모여있을 밤 시간대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15일 박지영 특검보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을 비상계엄 선포일로 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origin_추경호의원불구속기소.jpg박지영 특검보 / 뉴스1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 선포일을 왜 12월 3일로 정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답변이 어렵다"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2년) 10월 유신도 미국 대통령 선거 중에 있었다. 군부대 이동에 있어서 미국의 개입 차단을 위해 미국 대통령 선거 뒤 취임 전 혼란한 시기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6일 재선이 확정된 후 올해 1월 20일 취임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러한 미국의 대통령 교체 상황이 계엄 선포 시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특검보는 "계엄 선포가 미국 대선 전후 혼란한 시기에 있었다. 사실상 미국으로부터 (비상계엄을) 인정받지 못하면 (계엄은) 100% 실패한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계엄의 역사를 통해 알 것이다. (그래서) 그 시기를 아마 골랐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특검팀은 추가적인 근거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미국 출국 일정을 제시했습니다. 박 특검보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4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 면담을 위해 출국 예정이었고 면담은 12월 5일로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계엄의 민간인 비선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도 관련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 수첩에 "미국 협조, 미군 사전 통보"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특검팀은 두 달 넘게 이어진 미국 권력 교체기 중에서도 유독 '2024년 12월 3일'을 선택한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 등) 체포가 용이하게 하기 위해 그날을 선택했다는 증거는 발견 못 했다"며 "항간에 떠도는 무속 개입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음주 상태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특검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