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행사 참석 의혹에 대해 고향인 의령에서 '벌초'를 했다고 반박했으나, 당일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통해 부산 방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15일 한겨레는 2018년 9월10일 통일교 고위 간부가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한 내용이 담긴 '한학자 특별보고' 문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에는 "전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 600여명이 모인 부산 5지구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우리 일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보고 하루 전인 2018년 9월9일 부산 롯데호텔에서는 '문선명 천주성화 6주년 기념 제5지구 신한국지도자 초청만찬'이 개최됐는데요. 제5지구는 영남 지역을 관할하는 통일교 조직입니다.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 뉴스1
전 전 장관의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통일교 초청만찬이 열린 2018년 9월9일 '지역구 현장방문 후 의원님·수행원 식대' 명목으로 'A면옥'에서 3만 3천 원이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면옥'은 경남 의령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전 전 장관이 부산 지역구 방문 시 자주 이용한 식당 중 하나입니다. 전 전 장관의 정치자금 사용 기록에는 지역구 현장 방문 시 해당 식당을 이용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습니다.
또한 지난 2018년 9월 8일에도 북부산새마을금고 주유소에서 유류비 7만 9천 원을 결제한 내역이 확인돼 전 전 장관이 전날부터 부산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일교 성지' 천정궁 / 뉴스1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전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 9월9일 통일교 행사날은 제 고향 의령에서 벌초를 하고 있었다"는 말과 함께 금품 수수 의혹을 재차 부인했습니다.
그는 2018년 9월9일 "새벽부터 산을 여섯개를 타고 벌초를 마쳤다"고 적은 당시 페이스북 게시글도 함께 공개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자금 사용 내역상 '의원님·수행원 식대'라는 명목과 벌초 후 수행원과 별도 행동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 전 장관이 벌초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저녁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교 초청만찬 참석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일교는 당시 누리집에서 해당 행사를 소개하며 "전재수 국회의원과 ○○○의 추모사"가 있었다고 게시했으나,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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