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일본, 사도광산 보고서에 '조선인 강제노역' 빠뜨렸다... '전체 역사 반영' 약속 위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일본의 사도광산 보존현황 보고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일본이 지난해 7월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했던 전체 역사 반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도광산 / GettyImageskorea일본 사도광산 / GettyImageskorea


지난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일본이 제출한 사도광산 관련 보존현황 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유산위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일본에 8개 권고사항을 제시했으며, 이 중 한국과 관련된 대목은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유산의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 개발'입니다.


권고의 핵심은 조선인 강제 노역 역사를 포함한 사도광산 전체 역사를 모두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인사이트정부가 21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유가족 대표 이철규씨가 추도사를 낭독하는 모습. 2025.11.21 / 뉴스1(외교부 제공)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유산 대상 시기를 에도시대(1603∼1867)로 한정하며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배제하려 한다는 비판에 따라 전체 역사 반영을 강력히 요구해왔습니다.


일본 측은 등재 당시 "한국과 긴밀한 협의 하에 이 유산의 권고를 충실하고 완전하게 이행하고 그 해석·전시의 전략, 시설을 계속 개선하고자 노력하겠다"고 공식 약속했습니다.


인사이트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東京新聞


그러나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에 대한 직접적인 기술이나 설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내 조선인 노동자 생활 관련 전시실과 기숙사터 안내판 설치 등이 간략하게 소개됐지만, 이마저도 강제동원을 직접 표현한 내용은 없는 상태입니다.


인사이트박일 외교부 대변인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9 / 뉴스1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번 보고서는 사도광산 등재 당시 전체 역사를 사도광산 현장에 반영하라는 유산위 결정과 일본 스스로의 약속을 일본 정부가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본이 유산위 결정, 스스로의 약속, 한일 양국 정부 간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해 나가기를 촉구한다"며 "사도광산 유산 등재 후속 조치와 관련해 앞으로도 일본 정부와 지속 대화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이 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 역시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로 인해 올해까지 2년 연속 한국이 불참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 뉴스1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 뉴스1


한편, 사도광산은 에도시대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한 광산으로 활용됐습니다.


1940∼1945년 기간 동안 1,519명의 조선인이 이곳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차별받으며 강제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보고서 검토는 내년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권고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