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장을 역임한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방송인 박나래와 연관된 '주사 이모' 불법 의료행위 의혹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8일 임현택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박나래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임 회장은 "검찰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법, 의료법, 약사법, 형법상 사기죄 혐의가 있는 이모씨의 여권을 정지, 출국금지 시키고,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므로 구속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지난 6일 임 회장이 이씨를 보건범죄단속법·의료법·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수사 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Facebook '임현택'
임 회장은 "이씨의 남편, 박나래의 매니저, 박나래에 대해서도 공동정범, 방조교사범 여부에 대해 엄중히 수사해 죄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며 "연예인 중 이런 불법 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씨는 자신을 '내몽골 포강의과대학 최연소 교수', '한국성형센터장' 등으로 소개해왔습니다. 의혹이 제기된 후 이씨는 인스타그램에 중국 내몽고 병원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찍은 사진과 현지 매체 인터뷰 영상, 강연 모습 등을 공개했습니다.
이씨는 "12~13년 전 내몽고라는 곳을 오가며 힘들게 공부했고,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내·외국인 최초로 최연소 교수까지 역임했다. 내몽고 당서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국성형센터까지 유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임 회장은 이씨의 중국 경력 주장에 대해 "중국에서의 경력과 무관하게 관건은 대한민국 의사 자격 여부"라며 "보건복지부가 발급한 의사면허가 없다면 누구든 무면허이며 링거 처방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장 / Facebook '임현택'
특히 임 회장은 이씨가 관련 게시글을 삭제한 행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의사 호소인 이씨가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잠적했다"며 "이 같은 정황만으로도 가짜임이 명백한 만큼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디스패치가 박나래가 의료기관이 아닌 '주사이모' 이씨로부터 항우울제 등의 약을 공급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박나래는 이씨의 자택 및 차량, 해외 촬영 현장 등에서 주사 및 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좌) 박나래 / 뉴스1, (우) '주사이모'로 알려진 A씨 / Instagram
박나래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박나래 측은 "(이씨가) 의사 면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프로포폴 등이 아니라 단순 영양제 주사를 맞았다. 최근에는 연락한 적 없고, 시술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항우울제 복용은 사실이 아니다. 박나래씨가 폐쇄공포증을 토로하자 이씨가 갖고 있던 약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날 의사단체인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은 이씨의 불법 의료행위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공의모는 이씨가 다녔다고 주장한 '포강의과대학'에 대해 "포강의대 실체는 유령 의대다. 포강의과대학이라는 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의사가 아니어도 '의대 교수' 직함을 사용할 수는 있다. 이씨가 해당 명칭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의사 신분 여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