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9일(화)

[시승기] '김부장' 김낙수도, '모범택시' 김도기도 선택한 그랜저... 직접 타보니 답이 있었다

최근 TV 드라마를 통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낸 차가 있습니다. 바로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입니다.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주인공 김낙수(류승용 분)의 차로 '등장하며 성공의 상징'을 재확인했고, SBS '모범택시3'에서는 압도적인 성능으로 극 중 강렬한 에너지를 표현했습니다. 


브랜드와 제품 모두가 미디어 속에서 재조명된 지금, 이런 이유로 이번 시승 차량으로 2026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선택했습니다. 


시승 모델은 1.6T 2WD 캘리그라피 트림으로, 2열 전동식 도어 커튼, 파노라마 선루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이 적용된 상위 구성입니다.


image.png(위)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아래) SBS '모범택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간 함께했는데,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40년 명성의 완성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랜저가 주는 첫인상은 '중후함, 그리고 세련됨'입니다. 묵직한 차체에서 풍기는 존재감 위에, 미래적인 디테일이 조용히 얹혀 있습니다. 


프레임리스 도어, 팝업식 도어 핸들일체형 구조로 설계된 LED 후미등과 제동등은 단순한 요소를 넘어 '이 차가 그랜저다'라는 메시지를 실루엣 자체에 새겨넣었습니다. 


실내는 정제된 고급감이 공간 전체에 차분하게 퍼집니다. 전면 12.3인치 통합 디스플레이는 좌우로 이어지는 패널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시야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하단 중앙 10.25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이 가능한 공조 시스템은 '시원하게', '따뜻하게', '쾌적하게' 등으로 커스텀되어 있어 한 번의 버튼 클릭으로 변경이 가능했습니다. 


image.png2026 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인사이트


전체적인 버튼 배치와 수납공간 역시 작지만 탁월한 설계 철학을 드러냅니다. 자동차는 '큰 기능'보다 '작은 배려'에서 진짜 품질이 갈리는데, 그랜저는 이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주행에 들어서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성숙도가 단번에 드러납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합니다.


실제 체감은 단순한 수치 그 이상입니다. 정숙한 전기 주행에서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에서 흔히 느껴지는 이질감이 거의 없습니다. 


엔진음은 외부로 밀어내듯 얇게 차단되고, 가속은 매끄럽고 단단하게 이어집니다. 


실제 주행 환경(시내 정체 구간과 고속주행이 혼합된 조건)에서 기록한 실연비는 16km/L 이상. 체급과 성능을 고려하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결과입니다. 


image.png2026 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인사이트


서스펜션 세팅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노면의 잔진동은 세밀하게 걸러내되, 불필요하게 물렁하지 않았습니다. 부드러움과 통제감 사이의 정확한 균형이 돋보였습니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실내는 고요했고, 차는 도로와 자연스럽게 호흡했습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미리 인식해 속도로를 조절하며, 차선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직진을 이어갔습니다. 


2시간 가까운 연속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여기에 시트가 미세하게 움직이며 허리를 풀어주는 자동 스트레칭 기능까지 더해지며, 그랜저가 추구하는 여정의 품격은 보다 명확히 설명됩니다. 


2열은 패밀리 세단의 기준선이자, 때로는 쇼퍼드리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그랜저는 이 부분에서도 기대를 충족합니다. 


image.png2026 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인사이트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롭고, 전동식 도어 커튼과 파노라마 선루프는 각각 프라이버시와 개방감, 상반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킵니다.


2026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민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해 온 모델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그 해답에 가까운 결과물이라고 보입니다.


성능, 효율, 정숙성, 편의성, 그리고 공간 경험까지 어느 하나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균형감은, 현재 이 모델이 5000만원대 국산 세단 중 최고의 선택지임을 증명합니다. 


내년 예정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