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량 2위를 기록하며 항생제 내성균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항생제 내성균 감염 사례가 4만 5천건에 육박하면서 지난해 감염자 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연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입니다.

3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 감염 사례가 올해 4만5천건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슈퍼세균' 또는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자 수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집계 결과, 올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 건수는 이달 1일 기준으로 4만4천930건(잠정)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고 건수 4만2천347건과 비교해 6.1% 늘어난 수치로, 2018년 연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환자가 전체의 86.3%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으로 60∼69세에서 7천620건, 70세 이상에서 3만1천171건이 신고돼 60세 이상 환자의 신고 건수가 총 3만8천791건에 달했습니다.

CRE 감염증은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목 균종으로 인한 감염질환입니다. 

주요 전파 경로는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와의 직·간접 접촉, 오염된 의료기구 등을 통한 감염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항생제 오남용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감염 시 대부분의 항생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CRE 감염증 신고 건수는 지난 2017년 6월 전수 감시 대상 포함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5천717건을 시작으로 2018년 1만1천954건, 2019년 1만5천369건, 2020년 1만8천113건, 2021년 2만3천311건, 2022년 3만548건, 2023년 3만8천40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 감염은 기존 항생제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환자의 입원 기간 연장과 의료비용 증가를 초래하며,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요인이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세계 10대 건강위협 요인'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 수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3차 대책의 핵심 목표는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통한 치료 효능 보호와 적극적인 감염 예방 및 관리를 통한 항생제 내성 발생 최소화입니다.

해당 대책은 이르면 이달 말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지난 2023년 기준 인구 1천명당 31.8 DID(Defined Daily Dose)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현재 자료가 공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튀르키예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OECD 평균 18.3 DID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