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중반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환율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한데다 기상 악화 등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도 함께 오르며 물가 부담이 커졌습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습니다. 이는 10월(2.4%)과 동일한 수치 입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1.9%), 8월(1.7%)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10월부터 상승 폭이 2% 중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농축수산물과 에너지 가격이었습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대비 5.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가 4.1% 오르며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11월 소비자물가동향 / 국가데이터처
세부적으로는 신선과실 가격의 급등이 두드러졌습니다. 신선과실은 전년 대비 11.5% 상승했으며, 제철 과일인 귤이 26.5%, 사과가 21.0% 각각 올랐습니다.
주식인 쌀 가격도 18.6% 급등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크게 늘렸습니다.
반면 김장철을 맞은 신선채소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신선채소는 작년 대비 4.7% 하락했으며, 이는 당근(-48.8%), 무(-28.1%), 파(-6.5%) 등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하락한 영향입니다.
축산물에서는 돼지고기가 5.1%, 국산 쇠고기가 4.6% 상승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고환율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5.9% 오르며 특히 공업제품의 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습니다. 경유가 10.4%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휘발유도 5.3% 올랐습니다.
가공식품 부문에서는 빵이 6.5%, 커피가 15.4% 상승하며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0.4% 소폭 상승에 그쳤습니다. 상수도료가 4.0% 올랐지만, 전기료가 0.4% 하락하며 상승폭을 제한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습니다. 식품 부문이 3.7%, 식품 이외 부문이 2.3% 각각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비스 물가는 2.3% 상승했습니다. 집세는 월세 1.1%, 전세 0.6% 상승하며 전체적으로 0.9% 올랐습니다.
2일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 16.3%, 공동주택관리비 3.3% 상승 등으로 3.0% 올랐으나, 유치원 납입금이 26.6% 대폭 하락하며 공공서비스 부문 상승폭을 1.4%로 제한했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0% 상승했으며,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올랐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물가가 민생 안정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각별한 긴장감을 가지고 물가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거듭된 물가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2% 중반대로 지속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는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좋아하는 과일은 엄두도 못낸다", "기름값이 계속 오르니 자가용 출퇴근이 부담된다" 등 반응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