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이 강원도 양구군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한 침벌 신종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7㎜ 크기의 작은 곤충이지만 생물 다양성 연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발견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임종옥 원광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DMZ 일대 곤충 조사를 진행하던 중 북방침벌 암컷 3마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은 '북방침벌(Bethylus colligatus)'로 명명되었으며, 학명에는 통일을 의미하는 라틴어 'colligatus'를 넣어 발견 지역의 특별한 의미를 담았습니다.
신종 북방침벌 / 국립수목원
침벌류는 산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곤충입니다. 나방류와 딱정벌레류의 애벌레에 기생하여 체액을 흡수해 해충을 제거하는 천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암컷은 한 번에 다수의 알을 산란하는 특성을 보이며, 일부 종은 애벌레를 돌보는 독특한 행동 양상을 나타냅니다.
전 세계적으로 3000종 이상이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52종이 확인된 상태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주키즈'에 게재되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비무장지대(DMZ) / 뉴스1
김일권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비무장지대 일대는 곤충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곳"이라며 "이번 신종 발견은 생물 다양성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으로 설정된 군사적 완충 지대로,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약 248km 길이의 지역입니다.
군사 활동과 주민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어 긴장이 상존하는 공간이지만, 수십 년간 인간의 출입과 개발이 거의 금지되면서 자연이 스스로 회복한 독특한 생태 보전 지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지역에는 산양, 반달가슴곰, 두루미 등 멸종 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식물과 습지가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