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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롯데 특채된 전역 연기 장병들의 씁쓸한 근황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SK와 롯데는 전역을 연기한 장병 전원을 특별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SK와 롯데는 전역을 연기한 장병 전원을 특별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나라를 위해 전역을 연기할 정도면 기업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올해 초에는 복학하거나 다른 진로를 선택한 일부 장병을 제외한 모든 희망자가 SK 계열사에 취업했다.

 

목함지뢰 도발로부터 반년이 흐른 지난 6일 KBS는 특별채용 대상인 87명 중 62명에게 접촉해 그들의 근황을 전했다.

 

당시 입사 의사를 밝힌 38명 가운데 현재 SK·롯데의 계열사나 자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인원은 26명이었다.

 

37명이 입사해 유통판매 10명, 관리직 9명, 제조 6명, 영업 5명, 콜센터 상담 4명, 자동차 정비 2명, 화학 1명이 발령을 받았고 1명은 중간 탈락, 10명이 퇴사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퇴사율이 높은 직무인 판매·영업·콜센터 상담에 배정됐으며, 특히 콜센터 상담에 배정된 4명은 전원 그만뒀다.

 

생산직 또는 기술직을 희망했지만 콜센터 업무를 맡는 등 연거푸 적성과 맞지 않는 직무에 배치받아 특채를 포기한 전역연기자들도 있다.

 

이들은 생산직·기술직은 정원이 꽉찼다며 거부당하고 아웃소싱 자회사나 특채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는 마트 등에 발령받은 전역연기자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SK·롯데 측은 "업무 배치는 상담을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20~30% 정도가 퇴사한 것도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어쩐지 씁쓸함이 남는다.

 

많은 이들이 '뜻밖의 행운'이라며 부러워했던 특별채용이지만 정작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허울뿐인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