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직접 만들어 쓰세요" 짝퉁 명품 조립 키트... 신종 범죄 적발

지식재산처가 소비자가 직접 명품 위조품을 제작할 수 있는 DIY 조립 키트를 유통한 신종 범죄 일당을 적발했습니다. 이는 기존 완제품 위조품 유통과 달리 조립 키트 형태로 단속을 회피하려 한 새로운 범죄 수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압수된 물품의 정품 환산 가치만 28억 원에 달해 그 규모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7일 지식재산처 상표경찰은 상표법 위반 혐의로 일당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피의자들은 유명 브랜드의 가방과 지갑 디자인을 도용한 원단과 부자재를 제작·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기 수원시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A씨와 B씨는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위조 원단과 부자재를 보관하며 조립 키트를 제작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식재산처 상표경찰이 압수한 짝퉁 명품 원단. 사진 제공=지식재산처지식재산처


이들은 성인 여성만을 회원으로 받는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고객들이 위조품 조립 방법을 공유하도록 하는 등 온·오프라인 위조품 유통의 허브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금속부자재 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명품 가방 규격에 맞는 위조 장식품을 A씨 업체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상표경찰은 올해 6월 두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조립 키트, 위조 원단, 금형, 금속 부자재 등 총 2만 1천여 점을 압수했습니다.


압수된 완성품 80여 점의 정품 환산 가액은 7억 6000만 원에 달하며, 압수된 조립 키트 600여 점이 완제품으로 제작될 경우 정품 기준 20억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닙니다.


지식재산처 상표경찰이 적발한 명품 위조품 조립 키트 제작 공방. 사진 제공=지식재산처지식재산처


상표경찰은 피의자들이 제작한 원단과 부자재의 문양·패턴도 상표권 보호 대상이므로, 이를 침해할 목적으로 제작·판매한 행위는 상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완제품이 아닌 소비자 제작형 조립 키트가 국내에서 단속된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신상곤 지식재산처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조립 키트는 저렴한 가격과 온라인상 제작법 공유를 통해 위조품 확산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위조 상품의 제작 단계부터 유통·판매망까지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