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캄보디아 고문사' 韓대학생 보낸 선배, 혐의 부인... "오히려 출국 말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살해 사건과 연관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이 법정에서 보이스피싱 범죄 공모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지난 24일 대구지법 형사11부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으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모(25)씨의 변호인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영철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이번 사건에서 변호인은 "홍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10월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지난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 온라인스캠범죄단지에 감금, 고문 끝에 숨진 대학생 박모씨(22)의 유해를 송환받고 있다. / 뉴스1


검찰 측 기소 내용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7월 초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대학 후배인 박모(지난 8월 사망·당시 22)씨로 하여금 통장·OTP·비밀번호 등 계좌 접근 매체를 준비하게 했습니다.


또한 같은 달 16일 박씨가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박씨는 지난 7월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를 다녀오겠다"고 말한 후 캄보디아로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약 3주 후인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홍씨 측 변호인은 이러한 혐의를 전면 반박했습니다. 변호인은 "홍씨는 박씨에게 보이스피싱이 아닌 이른바 '작업 대출'을 연결해 준 것일 뿐"이라며 범죄 계획 관여나 모의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라고 인지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10월 20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사원에서 지난 8월 보코산 지역의 온라인스캠범죄단지에 감금돼 고문 끝에 숨진 대학생 박모씨의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변호인은 추가로 "박씨와 작업 대출 관계자의 모의 뒤 일부 내용을 알게 됐지만, 범죄를 제안하거나 실행을 독려한 적은 없고 오히려 출국이 위험하다며 만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씨는 당초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으나 이날 재판에서 이를 철회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신청 철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이송 전 재판부인 안동지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계속 심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9일 열립니다.


한편, 박씨 출국을 주도한 또 다른 대포통장 모집책 주범 이모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7일 안동지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