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생활비로 1500만원 주는데, 육아 해야 돼?"... 월 5000만원 버는 사업가 남편의 고민글

월 소득 5000만원을 벌어들이는 한 사업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육아 분담 고민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자가 이래도 집안일, 육아 해야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습니다.


글을 올린 사업가는 월 소득 5000만원 중 1500만원을 생활비로 아내에게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zfacv.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남성의 아내는 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어 육아와 집안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아내는 일주일에 하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가사 도우미까지 고용한 상태지만, 아내가 '육아를 같이 하자'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아이 어릴 때 애착 형성하는 게 중요한 건 알지만, 사업이 정신줄 놓으면 망하는 건 삽시간"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는 쉴 때도 일 생각을 하는데, 아내는 회사 일 이후엔 일 생각 전혀 안 하고 같이 잘 지내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주말이나 가끔 평일에는 내가 데리고 나가서 키즈카페 가긴 한다"며 육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의 요구가 불공평하게 느껴지는데 객관적으로 어떤 것 같냐"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습니다.


ghjk.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글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내 편이었습니다. "육아는 100% 일방 육아는 없음", "아무리 돈 많이 벌어도 아빠로서 아이와 정서적 교감은 필수", "부모 역할 최소한도는 해야 한다", "직장인은 여섯시에 퇴근하지만 육아가사는 여섯시가 돼도 안 끝난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사람까지 쓰고 있는데 전업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 소소한 잔일까지 같이 하자는 건 문제다", "남편이 돈 버느라 시간적 여유가 적으면 아내 위주로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싫으면 아내도 돈 벌어야지"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우리나라 가정 내 가사노동 분담 현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 가운데 가사노동을 '주로' 또는 '대체로' 아내가 한다고 답한 비율은 73.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20년 조사 결과 70.5%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집안일을 한다고 한 비율은 지난 2020년 26.6%에서 지난해 25.3%로 떨어졌습니다.


남편이 가사노동을 전담한다고 답한 비율도 2.8%에서 1.4%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식사·취침·위생 관리 등이 포함된 '일상생활 돌봄' 항목에서는 아내가 전담한다는 비율이 78.3%로 3년 전(77.3%)보다 더 늘어났습니다.


남편 전담 비율이 높아진 항목은 학습 관리, 등하원, 아플 때 돌봐주기, 놀아주기 등 6개 항목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