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16년 빚 논란' 김혜성 아버지 "12월 20일까지 5000만원 갚겠다"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 김혜성의 부친이 16년간 이어진 채무 논란을 마침내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김혜성의 아버지 A씨는 채권자인 일명 '고척 김 선생'에게 다음 달 20일까지 잔여금 5,000만원을 갚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사이트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시즌부터 월드시리즈(WS) 우승을 함께한 LA 다저스 김혜성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혜성은 올해 정규시즌 71경기에 출전해 0.280의 타율과 3홈런 17타점 13도루 등을 기록했다. 2025.11.6 / 뉴스1


이 갈등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척 김 선생은 A씨가 인천 송도 한 호텔 지하에서 운영하던 대형 유흥업소에서 음악 담당을 맡는 조건으로 보증금 1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업장이 문을 닫으면서 보증금과 밀린 일당 2,0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 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김 선생은 "출근했더니 갑자기 문이 닫혀 있었다. A씨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일주일, 열흘이면 1억 원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후 A씨는 파주 장어집, 풍동 라이브 카페, 부평 노래방, 일산 주점 등 여러 사업을 벌였지만 김 선생에게는 빚을 갚지 않았습니다.


김 선생은 "자기가 사업하고 쓸 돈이 있는데 저에겐 주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잃어버린 16년을 어디서 보상받겠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Y'


2017년 김혜성이 프로야구에 데뷔하자 김 선생은 본격적인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고척 스카이돔 주변에서 현수막을 걸고 A씨의 채무 변제를 요구했습니다.


지난 6일 김혜성의 귀국 인터뷰 때도 '어떤 X은 LA 다저스 갔고 애비 X은 파산·면책'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김 선생은 "아들에게 돈을 달라고 하면 안 된다는 법적 요건도 알고 있었다. 도망간 A씨를 어디서 찾겠나. 현수막으로 1인 시위를 하면서 압박하면 또 나타나더라"고 시위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선생은 명예훼손 혐의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고, 현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1억 2,000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부도가 나서 빚이 30억 원이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며 "30만 원, 50만 원씩 주겠다고 했고 현재까지 9,000만원 정도 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약속된 날짜에 돈을 주지 않으면 김 선생이 다시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오토바이에 현수막을 매달아 놓고 사진을 찍어 보낸다. 솔직히 '망신을 주면 돈 나오겠지'라는 생각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김혜성이 프로 데뷔 때 받은 계약금 1억 3,500만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A씨는 "그 돈 전액을 빚 갚는 데 쓰라고 줬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빚도 있어 가게를 차리는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채무 규모를 둘러싼 이견도 컸습니다. A씨는 "1억 2,000만원 중 잔여 채무금 3,000만원이 남았는데, 아들이 잘 나가니까 2억 원을 달라더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 선생은 연 20%의 법정 이자율을 적용하면 당연한 계산이라고 맞섰습니다.


차상진 변호사는 방송에서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비용, 이자, 원금 순서대로 충당하게 돼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이자는 2억 9,000만원, 원금은 1억 2,000만원 정도 돼서 4억 1,0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SBS '궁금한 이야기Y'


A씨는 지난 8월 개인 파산 절차를 밟았습니다. 김 선생은 "억울하지만 너무 지루한 싸움이라 끝내고 싶었다. 5,000만원만 주고 끝내자고 했다"며 "천 번 속아 보니 믿음이 안 생겼다"고 토로했습니다.


김 선생은 또 "1인 시위를 하면서도 김혜성을 보면 항상 미안하다. 아버지한테 돈 받으려고 널 팔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은 직접 만나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김 선생은 A씨에게 "진작 갚지 그랬느냐"고 말한 뒤 카메라를 향해 "혜성아 미안하다. 네 아버지 때문이다"라고 사과했습니다.


A씨는 "제가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쳤고 형한테 미안한 것도 있다"며 "12월 20일까지 5,000만원 주는 걸로. 전국 방송에서 보고 있는데 거짓말하겠나"라고 약속했습니다.


16년간 이어진 채무 논란이 마침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혜성도 더 이상 아버지의 과거 문제로 인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혜성은 최근 귀국 인터뷰에서 "관련 문제는 아버지가 알아서 해결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 합의로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