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 "몸살감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상포진이었다"는 사례들이 종종 전해집니다.
초기 대상포진은 몸살, 발열 등 감기와 매우 유사해 많은 사람들이 진단을 놓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나타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는 발진이 나타나기 전 전구증상 때문입니다. 대상포진 환자의 약 80%가 피부 발진이 생기기 3-5일 전부터 몸살, 발열, 두통, 전신 피로감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일반적인 감기 초기 증상과 거의 동일해 많은 사람들이 단순 감기로 오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상포진만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쪽 부위에만 나타나는 찌르는 듯한 통증입니다. 감기로 인한 근육통과 달리 대상포진 통증은 칼로 찌르거나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날카로운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통증이 몸의 한쪽 면에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피부 증상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초기에는 붉은 반점이 나타나다가 2-3일 후 물집으로 변합니다. 이 물집들은 띠 모양으로 배열되며, 주로 가슴, 등, 복부, 얼굴 한쪽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물집이 터진 후에는 딱지가 앉으면서 2-4주에 걸쳐 서서히 회복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대상포진이 감기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합병증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급성기가 지난 후에도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통증입니다. 60세 이상에서는 약 20-30%가 이 합병증을 경험합니다.
얼굴에 발생한 대상포진은 더욱 위험합니다. 눈 주변에 생기면 각막염이나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고, 귀 주변에 발생하면 안면마비나 청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환자에서는 뇌염이나 폐렴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주요 위험 요인은 연령과 면역력 저하입니다.
5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60세 이상에서는 1000명 중 10명이 매년 대상포진을 앓습니다. 암 치료, 장기이식, 자가면역질환,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치료는 항바이러스제가 핵심입니다.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팜시클로버 등이 사용되며, 발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적입니다. 조기 치료를 받으면 증상 지속 기간을 단축하고 합병증 발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통증 관리도 중요한 치료 요소입니다. 일반 진통제부터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인 가바펜틴, 프리가발린까지 다양한 약물이 사용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신경 차단술이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예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생백신과 재조합 백신 두 종류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백신은 50세 이상에서 1회 접종하며 예방 효과가 약 51%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조합 백신은 50세 이상에서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며 예방 효과가 90% 이상으로 더 높습니다. 이미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도 접종할 수 있습니다.
재발 방지 효과가 있어 대상포진 치료 완료 후 6개월-1년 후에 접종을 권장합니다. 다만 급성기나 면역억제 상태에서는 접종을 피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도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유지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금연, 절주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피부과나 내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더욱 신속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합병증을 예방하고 빠른 회복을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