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앙티브의 마린랜드 앙티브 해양공원이 지난 1월 문을 닫은 이후, 폐쇄된 시설에 방치된 범고래 두 마리의 비참한 생존 환경이 드론 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버려진 수조 속에서 열악한 환경과 싸우며 고군분투하는 범고래들의 모습이 담겨,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Instagram 'sephlawless'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The Sun)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타이드브레이커스(Tidebreakers)의 공동 창립자 마르케타 슈스테로바(Marketa Schusterova)는 지난 1월 폐쇄된 마린랜드에 남겨진 두 마리의 범고래가 암컷 위키(Wikie, 23)와 수컷 케이조(Keijo, 11)라고 전했습니다. 두 녀석은 모자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두 녀석은 마린랜드가 폐쇄된 후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수족관에 방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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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셰프 로리스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드론 영상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영상에는 위키와 케이조가 탁하고 더러워진 수조 속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수면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처음에는 두 범고래가 모두 죽은 듯 보였지만, 곧 드론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반응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살아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두 범고래가 마치 과거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던 순간을 떠올리기라도 하듯, 물속에서 여전히 우아하게 헤엄치는 장면이었습니다.
녀석들은 물속에서 우아한 턴을 선보이고 공중으로 점프를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관객 하나 없는 폐쇄된 공원에서조차 공연하던 본능을 드러내는 두 범고래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현재 마린랜드에는 범고래 2마리와 큰돌고래 12마리가 남아 있습니다. 드론 영상은 고래들이 머물고 있는 수조 주변이 녹조류와 진흙으로 뒤덮여 있고, 일부 수조는 탁한 갈색 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슈스테로바는 "마린랜드의 수조는 제대로 청소되지 않고 있으며 시설이 파손된 상황"이라며 "이는 범고래들에게 매일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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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프랑스 당국은 아직 적절한 장소를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최근 스페인 테네리페의 로로 파르케 해양공원(Loro Parque)이 공간 부족을 이유로 녀석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용 거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일본의 한 해양동물원과 캐나다의 고래 보호구역으로 보내려던 두 건의 이전 계약도 모두 막았습니다.
또한 두 범고래는 모두 사육 시설에서 태어나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 자연 방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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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활동가들은 공무원과 마린랜드 소유주에게 위키와 케이조를 구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슈스테로바는 "가능한 한 빨리 이들을 새로운 장소로 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병들어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마린랜드 앙티브는 방문객 감소로 올해 1월 문을 닫았습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2021년 일부 해양동물 공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나타난 여파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