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 테슬라가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대한 중국 부품 의존도를 대폭 줄이는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여러 관계자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올해 초 협력업체들에게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핵심 부품들의 조달처를 다른 국가로 변경하는 작업이 시작됐으며, 테슬라는 향후 1~2년 내에 미국 판매용 모델에서 중국산 부품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현재 약 400개의 중국 협력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이들 중 다수가 해외 생산시설에도 부품을 공급해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하이에서 제조된 차량은 미국 시장에 수출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이 유지되고 있지만, 팬데믹 시기 중국의 봉쇄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마비 경험이 테슬라로 하여금 미국 생산라인의 중국 의존도 축소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협력사들이 멕시코와 동남아시아 등지에 대체 생산기지를 마련하도록 지원해왔습니다.

최근 탈중국 정책이 가속화된 주요 배경으로는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변동성이 큰 대중국 통상정책이 꼽힙니다. 관세율의 잦은 변동으로 자동차 가격 정책에 혼란이 발생했고, 중국 정부가 네덜란드 기업 넥스페리아 관련 분쟁 과정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면서 공급 지연이 발생한 점도 테슬라 내부의 위기감을 높였습니다.

배터리 부문에서도 독립성 확보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그동안 저가 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국 CATL에서 조달해왔으나,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세액공제 혜택에서 배제하자 작년부터 미국 판매 차량에 중국산 LFP 배터리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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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테슬라는 네바다주에 LFP 배터리 제조시설을 건설 중이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GM 역시 협력업체들에게 중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낮추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공급망 탈중국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WSJ은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심화되는 미·중 경쟁이 글로벌 공급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대형 제조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조달 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추세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