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차 베테랑 배우 김희라가 과거 전남편에게 양육권을 넘겨야 했던 아픈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김희라는 자신의 힘든 과거사를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대장금', '이산' 등 1,800여 작품에 출연한 감초배우로 활동해온 김희라는 유방암 투병으로 한동안 방송가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완치 판정 후 베트남에서 투어 가이드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MBN '특종세상'
김희라는 유방암 2기 말 진단을 받고 18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방송이 너무 줄어서 생계가 흔들리더라. 음반 작업을 하면서 행사라도 뛰려고 했다. 그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잠깐만 나갔다 와도 되게 피곤하더라. '몸이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면서 샤워하는데 조짐이 이상해서 병원에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희라는 "항암치료를 열여덟 번을 했는데 3주에 한번씩 오라더라. (방사선 주사) 한번 맞고 나면 토하고 기어서 온몸은 다 부어서 일어서지도 못한다"며 치료 과정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특히 김희라는 양육권을 전남편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그는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했으니까 양육권만 가지고 제가 아이들을 맡았다.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제가 촬영하는 일이 꼴딱 밤을 새울 때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아이들 관리도 제대로 못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희라는 "하루는 집에 오니까 동네 불량배들이 같이 놀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아빠한테 아이들을 보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MBN '특종세상'
이 과정에서 김희라는 어머니와도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희라는 "큰소리치고 양육권을 가져온 건 엄마를 위해서였다. 이혼하고 애들 둘 데려와서 '엄마 먹여 살릴 테니 애들 좀 봐달라' 했는데 엄마가 뭐라 그랬냐"며 그간의 설움을 토로했습니다.
김희라는 "2년 동안 제가 연락도 안 했다. 내가 이혼할 거라 했더니 하라 했다. 용기를 줘서 이혼했는데 책임은 아무도 안 나누더라. 다 내 책임이다. '네가 하고 싶어서 했잖아. 나도 바빠' 이런 거였다. 거기서 또 상처를 받았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희라의 어머니는 "내 딸이 고생하는 거 뻔히 아는데 그걸 내가 금방 허락하겠냐. 애들을 어떻게 키우냐. 너도 바쁜데 그러니까 그런 소리 한 거다. 내 자식도 고생하고 살 텐데 엄마 마음으로 얘기한 거다. 그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해명했습니다.
김희라는 "굉장히 허전해서 빈방에 앉아서 다음날 아침까지 울었다. 울다 지쳐서 그 방에서 잤다. 혼자 일어서야겠다. 더 열심히 살아서 내가 일어서야겠다 그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살았다"고 당시의 절망적인 심정을 회상했습니다.
MBN '특종세상'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은 후 모녀는 화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희라는 "엄마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 한 건데 엄마는 엄마대로 너무 속상할 거다. 저는 (제 사정을) 알고 계신 줄 알았다. 근데 전혀 모르고 계시더라. 사실 얘기하고 나니까 후련하고 마음이 녹았다. 엄마도 그랬겠구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투어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라는 아들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희라는 "엄마 손이 필요할 때 엄마가 없어서 미안했다. 그래서 베트남에 가서도 열심히 뛰는 이유는 사실 우리 아이들한테 멋진 엄마 모습도 보여주고 최대한 해줄 수 있는 건 해주고 싶어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현재의 삶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