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배달음식·단음료 달고 사는 20~30대, '청년 당뇨병' 환자 급격히 늘어나

20~30대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청년 당뇨병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20대 당뇨병 환자 수가 약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청년층 당뇨병은 발병 초기부터 질환의 중증도가 높고 각종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윤태관 전문의는 "청년 당뇨 환자들은 질병 진단 시점에서 이미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은 상태이며, 지방간이나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중장년층에 비해 진단 당시 질환의 진행 상태가 더욱 심각한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청년 당뇨병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합병증 노출 기간이 길다는 점입니다. 20대에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되면 수십 년간 고혈당 상태에 노출되어 망막병증, 신장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합니다.


실제 청년 당뇨 환자의 75%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35%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어 대사증후군형 당뇨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청년 당뇨병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배달 음식과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생활, 액상과당이 함유된 고당도 음료 섭취, 불규칙한 식사 패턴을 꼽고 있습니다.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식습관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최종적으로 췌장 기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여기에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더해지면서 신체의 대사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기 발견의 어려움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제2형 당뇨병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 등을 단순한 스트레스나 과로로 여기기 쉽습니다.


현행 국가건강검진 체계도 20~30대 비만이나 가족력 보유 등 고위험군을 충분히 선별하지 못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한 맹신도 경계해야 할 요소입니다. 윤 전문의는 "제로 음료에도 말티톨 등의 당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어 혈당 상승을 일으킬 수 있으며,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식습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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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지속률 저하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직장 및 학업 스트레스, 사회생활 부담, 장기간 치료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으로 인해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윤 전문의는 "청년 당뇨는 개인의 의지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사회 환경이 만들어낸 질환"이라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 연속혈당측정기 보험 적용 확대 등 청년층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당뇨병은 증상 없이 찾아오는 조용한 살인자"라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당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고 관리해야만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