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028년, SK하이닉스 직원은 성과급으로 1인당 5억원을 받는다"라는 주제가 큰 관심거리였습니다.
반도체 업계 최대 실적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직장인들의 단체대화방에서는 "하이닉스에 입사할 걸"이라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이 '2028년 SK하이닉스 성과급 5억설'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9월 1일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벌인 끝에 영업이익 10% 전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기존 고정급의 성과급 상한선(1000%)을 폐지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얼마를 벌었든, 영업이익의 10% 전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다만 성과급 지급 방식은 '8:1:1'입니다. 당해년도에 80%를 먼저 지급한 뒤 다음 해와 다다음 해에 각각 10%씩 추가 지급하는 구조인데, 이 구조를 향후 10년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일부 투자 리포트는 "2027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128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영업이익 10% 성과급 = 12.8조 원'이라는 계산이 자연스레 퍼졌습니다. 이 수치를 전체 직원 수(약 3만 3625명)로 나누면, 세전 기준 1인당 약 3억 81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이를 연봉과 수당 등과 더하면 '연봉 5억원'도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반영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국세청 근로소득세율(2025년 기준)을 적용할 경우 세전 3억 원의 성과급을 받아도 각종 세금 공제 후 실수령액은 약 1억 9600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즉, 기대됐던 '5억 잭팟' 대신 '세전 3.8억, 세후 2억 원 미만'이 보다 현실적인 수치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성과급 공식의 구조를 오해한 사례"라고 평가합니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영업이익의 10%'라는 공식이 매년 동일하게 적용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2년 이후 수년간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성과급 5억은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가능한 극단적 계산치일 뿐, 실제로는 성과급 산정 방식이나 지급률, 직급별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나친 기대감보다는 기업의 중장기 성과와 주주 환원 정책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성과급 5억'은 전망치와 기대가 만든 해프닝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현실은 세전 평균 3.8억, 세후 약 2억 원 정도"라는 인식이 우세합니다.
사진=SK하이닉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2억이면 꿈 같은 숫자"라며 부러움과 현실감이 교차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 주가는 11월 3일 1주당 62만 4천원까지 상승했다가 미국발 하락 여파에 전날(5일) 53만 2천원까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장중 한때 '60만닉스'를 회복했습니다. 이후 다시 조정을 받으며 전날보다 2.42% 오른 59만 3천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