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올해 '독감'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데... "독감 바이러스, 뇌졸중 위험 5배 높인다"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이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경고가 나온 가운데, 독감 바이러스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2개월 앞선 시점으로, 올해 독감 유행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질병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3주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3.9명의 3.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연령별 분석에서는 7~12세가 31.6명, 1~6세가 25.8명, 0세가 16.4명으로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도 43주차에 98명으로, 지난 절기 같은 기간 13명의 7.5배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 연구진이 지난달 9일 미국 심장학회 저널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감염 후 한 달 동안 심장마비 위험이 4배, 뇌졸중 위험은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표된 바이러스 감염과 뇌졸중 및 심장질환 간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155건을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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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도 감염 후 14주 이내에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을 겪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 더 높았으며, 감염 후 최대 1년 동안 발병 위험이 큰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상포진과 C형 간염,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연구진은 "대상포진과 C형간염, HIV 감염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보다 낮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위험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임상적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예방접종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이 논문에 인용한 지난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무작위로 대상자를 선정한 임상실험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34% 낮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입니다. 


38도가 넘는 고열과 오한, 근육통, 기침과 인후통, 콧물 등 호흡기 증상과 두통, 구토 등이 주요 증상이며,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rigin_새간판단질병관리청.jpg질병관리청 전경 / 뉴스1


질병청은 올해 인플루엔자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점과 남반구에서의 발생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 동절기(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 10년간 가장 극심하게 유행했던 지난 동절기(2024~25절기)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질병청은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감염 시 합병증 등으로 위험할 수 있어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