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찬탄-반탄 갈등으로 아수라장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대전에서 열렸지만, 당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며 행사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이른바 '찬탄파'와 '반탄파'로 나뉜 지지자들이 서로를 향해 "배신자"라는 고성을 주고받으며 당의 분열상을 여실히 보여줬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유튜버 전한길 씨는 이번 행사에도 출입이 금지되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자신 덕분에 전당대회가 흥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한길 씨 / YouTube '전한길 뉴스'
지난 13일 대전에서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 연설회가 진행됐습니다. 전씨는 이번에도 행사장에 출입하지 못한 채 행사장 밖에서 유튜브를 켰습니다.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 구호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출입 정지 조치를 받은 것인데요.
전씨는 "전한길이 가는 곳에 언론 이슈가 되니까 그래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흥행도 돼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더 관심도 받고..."라며 자신 덕에 전당대회가 흥행하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2일에도 전씨는 부산의 한 호텔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오늘도 하루 종일 전한길 뉴스였다. 심지어 전당대회가 벡스코에서 있었는데 그 안에서도 온통 전한길 이야기였다고 한다"며 "아직도 전한길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그렇게 뉴스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흥행에는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전한길이 희생함을 해 가지고"라며 자화자찬했습니다.
13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와 당직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2025.8.13 / 뉴스1
연설회에서는 고성이 이어졌습니다. 장동혁 당 대표 후보는 "지금 여러분이 손가락질하는 전한길 선생, 그 겨울 우리 당을 지키자고 했던 사람들입니다"라고 외치며 전씨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습니다.
반면 조경태 후보는 "국민의힘을 거의 괴물 수준으로 만들고 집권 여당의 직위를 야당으로 전락시킨 윤석열 부부가 배신자입니다, 여러분!"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김문수 후보님, 장동혁 후보님, 계엄을 옹호하면서 어떻게 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한길 씨 징계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리위는 전 씨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2025.8.14 / 뉴스
윤리위, 전한길에 '경고' 처분
한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13일 전한길 씨에 대해 '경고'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전씨 본인에게서 20분가량 설명을 들어본 결과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과 전씨가 말하는 사실 관계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언론에서는 전씨가 선동해서 배신자 구호를 외쳤다는데, 전씨는 기자석에 앉아있다가 책임당원들이 먼저 '배신자'를 외치고 있을 때 우발적으로 당원석으로 가서 배신자를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고는 제명, 탈당권유, 당원권정지에 이어 가장 약한 수위의 징계로, 이에 대해 전씨는 "윤리위가 제명을 포함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