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미스터리 구조물, 결국 철거
대통령실 경내에 설치되어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콘크리트 기둥 5개가 지난 주말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2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주말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 매설되어 있는 콘크리트 흄관 5개를 '경호 위해시설'로 판단해 철거 조처했습니다.
문제의 구조물은 용산 대통령실 내 파인그라스 야외정원 바깥쪽에 위치했던 약 3m 길이의 콘크리트 흄관(철근 콘크리트관) 5개로, 이 중 지상으로 노출된 부분은 40~50cm 정도였으며 나머지는 지하에 매설되어 있었습니다.
매설된 흄관의 거리나 형태는 불규칙했고 흄관 내부는 특별한 물건 없이 뚫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흄관들이 일반적인 배수 시설과 달리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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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의 시작과 확산
해당 구조물에 대한 의혹은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디올백) 등을 건넨 뒤 이를 폭로했던 최재영 목사와 이성만 전 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론화되었습니다.
당시 최 목사는 2022년 11월과 2023년 4월의 대통령실 위성사진을 비교했습니다.
최 목사는 "2022년 11월 대통령실 위성사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흰색 구조물 다섯 개가 2023년 4월 위성사진에는 보인다"며 "용도를 알 수 없는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오방신을 상징하는 무속적 배경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직으로 꽂혀있는 5개의 구조물이 마치 주술적 목적으로 박아둔 쇠말뚝을 연상시킨다는 것입니다.
최 목사의 주장에 대해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은 이 시설이 '배수 목적'으로 설치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 뉴스1
그러나 배수 전문가는 이러한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 배수시설 시공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에 "옥외에 배수 목적의 흄관을 세로로 세워서 시공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며 "배수관은 당연히 눕혀서 묻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에 '배수 목적'으로 설치했다고 주장한 시설을 불과 2년 만에 '경호 위해시설'로 간주해 제거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구조물에 대한 의혹은 최근 김건희 여사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관계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무속을 신봉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구조물이 주술적 목적으로 설치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