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 맞아 일본행 항공권 가격 급등세
7월 대지진 여파로 주춤했던 한국인들의 일본여행이 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올해 광복절이 주말과 겹치면서 '3일 연휴'가 형성되어 여행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한때 폭락했던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V자 반등세로 돌아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일 여행·레저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항공권 예약사이트에서 일본행 왕복 항공권 가격이 8월 15일 광복절을 전후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대지진 여파로 일본행 항공권이 10만 원대까지 하락했던 상황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기 일본 여행지 항공권 및 숙박 가격 폭등
여름 성수기 수요가 집중되는 삿포로행 왕복 항공권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광복절 연휴 직전 주의 LCC 왕복 항공권 가격은 40만원대 중반에 형성되어 있지만, 광복절 연휴 기간에는 60만원대 중반까지 치솟았습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50% 이상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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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인기 여행지도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버스 데이투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후쿠오카 지역은 광복절 직전 주 주말 LCC 항공권 가격이 17만원대인 반면, 광복절 연휴 주간에는 28만원대에서 29만원대까지 상승했으며 대부분의 항공편이 이미 만석 상태입니다.
도쿄 지역 역시 평소 30만원대 초반이면 구매 가능한 왕복 항공권이 광복절 주간에는 35~37만원대로 올랐습니다.
호텔 숙박 요금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엑스포가 진행 중인 오사카의 경우, 8월 초까지 50~70만원대였던 특급호텔 1박 가격이 광복절 연휴 기간에는 140만원대로 두 배 이상 상승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도쿄나 홋카이도 등 한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지역들도 연휴 기간 숙박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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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재팬족'의 증가와 여행 패턴 변화
관광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엔저 효과와 함께, 일본 여행을 꺼리던 '샤이 재팬족'들이 떠난 자리를 MZ세대 중심의 '예스 재팬족'들이 채우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삼일절 연휴 동안에도 '예스 재팬족'들이 대거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 수가 23만1956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삼일절 연휴 당시(20만1467명)보다도 15.1% 많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삼일절과 광복절과 같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시기에는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입니다.
지난 2023년 8월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대별 광복에 대한 인식' 여론 조사에서 "광복절 연휴를 이용해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의 50.6%가 "일본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광복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태극기 / 사진=인사이트
반면 전체 응답자의 29.5%는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응답을, 나머지 19.9%는 "양국의 역사적 관계를 생각할 때 일본 여행을 가는 것 자체에 부정적이다"라는 답변을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