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5대 은행, 주담대 승인액 1조 줄었다... 대출 규제 효과 나타나나

주택담보대출 승인액 8% 감소, 대출 규제 효과 나타나나?


지난달 주요 5대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승인 금액이 8%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3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7월 주택담보대출 승인액은 총 10조 7,02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11조 6,743억 원)보다 약 8.3% 감소한 수치입니다. 이는 금액으로 따지면 거의 1조 원에 가까운 감소 폭인데요. 정부의 '6·27 대출 규제'가 수도권 중심의 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담대 승인액은 소비자가 은행에 대출을 신청한 후 심사를 통과해 실제로 승인받은 금액을 뜻합니다. 통상 대출 수요는 잔액 기준으로 파악하지만, 잔액에는 신규 대출, 만기 상황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실제 시장 수요를 가늠하는 데는 승인액이 더 유의미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 효과, 아직은 '시작 단계'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감소세가 규제 효과의 시작일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청부터 승인까지 보통 한 달 정도 소요되는데, 7월 승인분에는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접수된 신청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뉴스1에 "7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6월 중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다"며 "특히 6·27 대책이 갑작스럽게 발표되면서 발표 당일 대출 신청 건수가 평소보다 급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사이트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붙어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2025.6.27 / 뉴스1


금융당국은 8월부터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승인액이 더욱 뚜렷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6월 4주 0.40%에서 7월 3주 0.16%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강남은 0.73%에서 0.14%로, 마포는 0.85/%에서 0.11%로, 성동은 0.89%에서 0.37%로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습니다.


특히 수도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규제가 서울 내 고가 주택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대출 승인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거래 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은행들도 자체 규제 강화에 나서


주요 은행들도 정부 규제와 별개로 자체적인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전년 대비 50% 축소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기존에 규제 지역(강남·서초·송파·용산)에만 적용하던 'LTV 30%' 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적용했습니다. 이는 주택 임대·매매 사업자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려는 목적입니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농협은행도 유사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SC제일은행은 오는 9월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실제 대출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까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 절벽'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25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금융권에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