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567원 보증금으로 땅 샀다?... 춘천서 벌어진 역사적인 '1만원 경매'

'사방 30㎝' 땅, 감정가 5,670원... 춘천서 '트리플 최저' 경매 신기록


경매 역사상 가장 작은 면적의 땅이 최저 감정가에 입찰돼 최저 낙찰가로 낙찰되는 이른바 '트리플 최저' 사례가 강원도 춘천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3일 경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춘천지방법원 경매3계는 강원 춘천시 남면 관천리 소재 목장용지 일부(0.091㎡)에 대한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사방 30㎝ 남짓한 이 토지는 전체 1㎡ 규모 부지의 11분의 1 지분에 해당하는 공유지분으로, 경매에 나온 토지 중 면적이 가장 작습니다.


image.png경매 역사상 최저 감정가 및 낙찰가 기록을 쓴 강원 춘천시의 한 도로 공유지분 / 사진제공=지지옥션


해당 물건은 채무자가 소유한 농지와 도로 등 총 4건이 금융기관에 의해 일괄 경매로 부쳐진 가운데 포함됐으며, 감정가는 5,670원으로 역대 최저 금액이었습니다. 낙찰가는 감정가의 176.37%인 1만원으로, 단 1명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입찰보증금은 567원으로, 이 역시 역대 세 번째로 낮은 기록입니다. 낙찰자가 잔금을 납부할 경우 면적, 감정가, 낙찰가까지 모두 경매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게 됩니다.


역대 기록과 비교해도 이례적 사례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기존 최소 면적 기록은 2020년 4월 서울중앙지법 경매에 나온 동작구 흑석동의 공유지분 0.1㎡였습니다. 이 물건은 9명이 응찰해 감정가(22만 9,450원)의 304.6%인 69만 9,000원에 매각됐습니다.


감정가 기준 최저 기록은 2023년 5월 전남 완도군 금당면 가학리의 1.8㎡짜리 도로로, 당시 감정가는 1만 4,525원이었습니다. 이 역시 5회차 경매 끝에 2만 1,000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 기준 최저 기록은 2002년 3월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송산리의 33㎡ 밭입니다. 4회 유찰 후 5회차 경매에서 감정가(29만 7,000원)의 6.09%인 1만 8,100원에 매각됐습니다. 최근인 지난달 9일에도 경남 양산시 상북면의 8.4㎡ 규모 논이 1만 1,000원에 낙찰됐지만, 법원이 최종적으로 매각을 불허한 바 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공유지분 경매의 함정... 실익은 '제로'에 가까워


이처럼 극단적으로 낮은 감정가와 낙찰가를 기록한 배경에는 '공유지분'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공유자는 해당 부지를 임의로 사용하거나 개발할 수 없고, 타 지분 소유자 전원의 동의 없이는 매매나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1㎡를 11명이 나눠 소유한 경우라면 실질적인 권리 행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경매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수치가 흥미를 끌 수는 있지만, 실익이 전무한 이른바 '기념용 낙찰'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고 반응합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이라면 공유지분의 리스크를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