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9호 태풍·10호 태풍 동시에 북동진... 오는 7일까지 서쪽·남해안에 폭우

태풍 '크로사'와 '바이루'의 영향으로 한반도 폭우 예상


지난달 중순 폭우 이후 찾아온 폭염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폭염에 이어 폭우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제9호 태풍 '크로사(KROSA)'와 제10호 태풍 '바이루(BAILU)'가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3일 밤부터 오는 6일까지 한반도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RTKO63_202508040430]10_ko.jpg10호 태풍 '바이루' 경로 / 기상청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 현재 태풍 크로사는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시속 86km/h로 일본 삿포로 동쪽 약 1700km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으며, 태풍 바이루는 센다이 동남동쪽 약 700km 부근 해상에서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시속 65km/h 속도로 동북동진하고 있습니다.


이 두 태풍이 길을 열면서 우리나라를 덮고 폭염을 일으켰던 북태평양고기압 조각이 약화돼 편서풍에 실려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기상 조건 악화로 극한호우 가능성 높아져


이후 일본 남동쪽 북태평양고기압 본체가 우리나라 남쪽으로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남쪽에서 제8호 태풍 꼬마이가 남긴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꼬마이에서 약화한 온대저기압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며 서해상에서 많은 수증기를 추가로 끌고 들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RTKO63_202508041000]09_ko.jpg9호 태풍 '크로사' 경로 / 기상청


특히 지속된 폭염으로 서해상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1~3도 높은 30도 안팎에 달해 서해상에서 대기로 공급되는 수증기량이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쪽에서는 티베트고기압에서 건조공기가 남하해 들어오게 됩니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며 서쪽 지역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극한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고도 약 1.5km 지점에 부는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가 강해지는 밤에 비가 더욱 강하게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역별 강수 전망과 안전 주의사항


월요일인 4일은 경상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origin_무안공항2792㎜폭우.jpg3일 오후 8시 40분 기준 무안공항 279.2㎜를 최고로 전남 무안과 함평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무안읍의 침수된 도로를 자동차가 지나고 있다. / 뉴스1


4~5일 새벽까지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서부 5~10mm, 경기 동부와 강원 동해안 5~30mm, 강원 내륙·산지 10~50mm, 대전·세종·충남 내륙 10~40mm, 충북, 광주, 전남, 전북 10~60mm로 예상됩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30~80mm(많은 곳 울산·경남 중·동부 내륙 120mm 이상), 대구·경북 남부 20~80mm(많은 곳 100mm 이상), 경북 중·북부, 울릉도·독도, 제주도 산지는 20~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어 하천 접근이나 야영은 자제해야 합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또 한 차례 호우가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고온다습한 서풍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집중호우를 부르는 '띠 모양' 비구름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비구름대는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우리나라를 훑고 지나며 많은 비를 뿌릴 전망입니다.


origin_먹구름밀려드는금호강.jpg뉴스1


폭우 이후에도 폭염 지속 예상


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지역은 폭염특보가 해제되는 등 더위가 잠시 누그러질 수 있지만, 비가 그치면 곧바로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다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체감온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열대야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편,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극한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2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등 2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경남 13명, 경기 8명, 충남 3명, 광주 2명 등이며, 현재 실종자는 경기 1명, 경남 1명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응급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복구율은 86%에 달하고 있습니다.


다만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는 응급복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집중호우 이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전국 500여 곳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58명(잠정치)이었으며, 여기에는 온열질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도 1명 포함됐습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매일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써 올여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총 18명으로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