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해충 '알통다리잎벌레' 한반도 남쪽 첫 발견, 농작물 피해 우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던 해충이 한반도 남쪽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농업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TV 식물도감'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남해안 인근 칡 줄기에 집단으로 서식하는 '알통다리잎벌레'가 포착되었는데요.
해당 영상을 올린 생물 전문 유튜버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현했습니다.
YouTube 'TV 식물도감'
이 곤충은 핑크색 광택을 띠는 등껍질과 굵은 뒷다리가 특징적이어서 '열대의 보석곤충'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서식하는 종으로, 영상에서는 '사그라알통다리잎벌레'로 소개되었지만 아직 공식적인 한국어 명칭은 없는 상태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 해충의 북상, 농작물 피해 가능성
알통다리잎벌레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 곤충이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충이기 때문입니다.
이 벌레는 식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먹어 농사를 망치고, 특히 포도나무와 같은 덩굴류 식물의 줄기에 파고들어 식물 생장을 방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YouTube 'TV 식물도감'
열대 지방에 주로 분포하는 이 종은 국내에 유사종조차 없으며, 유입 시 즉시 소독 처리가 필요한 위험한 해충입니다.
과거 2012년, 2014년, 2021년에 해외 선박 등을 통해 한국에 유입된 기록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국내 정착 사례가 확인된 적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열대 해충이 한국에 정착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곤충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열대 곤충이 북상했다는 사실은 한반도의 기후가 그만큼 따뜻해졌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YouTube 'TV 식물도감'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해당 종이 발생한 사실을 인식했다"며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합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발생 정도 및 범위 등을 확인한 후 관련 기관과 향후 조치 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