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한국도 확진자 발생"... 치료제 없는 '이 병', 옆나라 중국서 벌써 5000명 감염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치쿤구니야열,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


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치쿤구니야 열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500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최고의 불청객' 모기만 골라 죽이는 '착한 모기' 내년부터 판매된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9일 질병관리청은 임승관 청장 주재로 회의를 개최하고, 중국 등에서 유행 중인 치쿤구니야열의 국내 유입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치쿤구니야열은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에 물렸을 때 감염됩니다.


이 질병은 1~12일의 잠복기 후 발열, 관절통,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쿤구니야열은 1952년 탄자니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그 이름은 탄자니아어로 '굽어진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심한 관절통으로 인해 감염자들이 몸을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치쿤구니야열과 뎅기열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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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쿤구니야열은 뎅기열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치쿤구니야열은 뎅기열보다 증상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뎅기열은 증상 발현 후 빠르게 출혈 경향이 나타나며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반면, 치쿤구니야열은 급속히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고 비교적 사망률이 낮습니다.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모기가 사람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모기 체내에 들어가 며칠 동안 복제된 후, 침샘에 축적되었다가 다른 사람을 물 때 전파됩니다.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일어나지 않지만, 드물게 감염된 혈액 수혈, 모자간 수직 감염, 실험실 노출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가을 모기, 엘리베이터 타고 따뜻한 실내로 들어온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첫 환자가 확인된 이후 지난 25일까지 총 71명이 신고되었으며,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로 유입된 사례였습니다. 올해는 7월에 1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국내 환자 71명의 추정 감염국은 태국(19명), 인도(12명), 인도네시아(9명), 미얀마·필리핀(각 7명), 라오스(4명), 베트남(3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모기 현황과 세계적 확산 상황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집트숲모기는 국내에 서식하지 않으며,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 서식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흰줄숲모기 636마리를 채집해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럿이 있어도 '혼자'만 모기 물리는 사람들의 특징 8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세계적으로는 지난달 초까지 14개국에서 약 22만 명의 치쿤구니야열 감염이 보고되었으며, 그중 80명이 사망했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양의 프랑스령 레위니옹, 마요트, 모리셔스 등에서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중국 광둥성에서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에만 2940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광둥성의 누적 감염자는 4824명에 달하지만,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확진자 중 중증이나 사망 사례는 없이 모두 경증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27일부터는 연못과 시냇물 등에 모기 유충을 먹는 물고기 5000마리를 풀어 모기 번식을 억제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레이의 50가지그림자,제이미 도넌,심장마비,벌레,독벌레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코로나19 등 호흡기감염병처럼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대부분 환자는 증상에서 회복되지만 눈이나 심장 등에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기저질환자들과 고령층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매개모기 서식지가 이동하면서 (질병에) 노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만일 국내에 유입된다면 제한적 전파가 가능해 경각심을 완전히 늦출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치쿤구니야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광둥성,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검역 관리 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고 입국자 대상 집중 감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국민들에게 해당 국가의 감염병 발생 현황과 주의 사항을 확인하고, 모기 기피제, 모기장, 밝은색 긴 옷 등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여행 중에는 외출 시 모기 기피제를 3~4시간 간격으로 사용하고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