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여행하고 남은 외화 팔았다가... '범죄자금 세탁'에 연루됐습니다"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 판매,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주의보


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를 개인 간 거래로 처분하려다 범죄자금 세탁에 연루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사용하고 남은 외화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하는 게시글이 늘어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이를 악용한 자금세탁 시도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ISI20250724_0001901634_web_20250724110850_20250724125617183.jpg보이스피싱 자금세탁책과 외화 판매자 간의 대화 예시 / 금융감독원


서울 거주 A씨의 사례를 보면, 해외여행 후 남은 달러화를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판매 게시글을 올렸는데, 구매 의사를 밝힌 사람이 아내 명의 계좌로 대면거래 직전에 원화를 입금했습니다. 그러나 이 돈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직접 송금한 피해금이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B씨도 중고거래앱에 유로화 판매 게시글을 올린 후 비슷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거래 상대방은 대면 거래 10분 전 B씨 계좌로 원화를 입금하고, 자신의 동생을 통해 유로화를 받아갔지만, 이 역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습니다.


범죄자들의 교묘한 자금세탁 수법


자금세탁책들은 시중 환율보다 높은 환율을 제시하거나 빠른 거래 시 추가 금액을 지불하겠다며 판매자의 경계심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인지하기 전에 신속하게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외화 판매자와 만나기 전에 거래대금을 미리 입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10만 달러 넘는 복권 두 번 당첨된 10대 소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급한 사정이 생겨 직접 거래가 어렵다며 가족이나 지인으로 가장한 현금수거책을 보내 대신 거래하도록 유도하는 수법도 사용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매자를 가장한 자금세탁책에게 외화를 전달하고, 그 대가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직접 피해금을 입금받게 되면 범죄자금 세탁에 연루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외화 판매자의 계좌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계좌 지급정지, 전자금융거래 제한, 거래대금 강제반환, 3년 내외의 금융거래 제한 등 심각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외화를 매도할 때는 가급적 외국환은행이나 정식 등록된 환전영업자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계좌번호를 사전에 공유하지 말고, 거래 상대방과 만난 후 직접 눈앞에서 이체할 것을 요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외화뿐만 아니라 환금성이 높은 귀금속, 중고명품, 상품권 등도 유사한 자금세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플랫폼 업체와 협력하여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의심스러운 외화거래 게시글과 사기 의심 회원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외화거래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