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자동차 관세 합의, 한국 자동차 업계에 희소식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의 대미 수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데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 부과하고,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60조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무역 협상 타결을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 GettyimagesBank
일본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4월부터 추가 부과받고 있는 25%의 세율을 절반인 12.5%로 낮추고, 기존 세율 2.5%를 더해 최종 15%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미일 간 합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EU에 부과하겠다고 지난 12일 예고한 30% 관세를 피하기 위해 15% 수준의 관세에 양측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업계, 관세 인하 기대감 상승
우리나라의 자동차 관세 인하 기대감도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일본과 같은 수준의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NH투자증권은 24일 "일본의 관세 합의를 통해 자동차 25% 관세가 국가별 협상으로 15%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 관세가 15%로 결정되는 것은 베스트 시나리오로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25% 관세를 가정했을 때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완성차 관세 영향 추정치는 각각 33억 1000만 달러, 27억 6000만 달러인데요.
관세가 15%로 낮아질 경우 이 부담은 각각 19억 8000만 달러, 16억 6000만 달러로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영업이익률을 각각 1.0%p(포인트), 1.4%p 개선할 수 있다"며 "25%의 완성차 관세가 유지되더라도 관세 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관세 확정 이후 완성차 업체들의 멈춰 있던 투자가 재개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개발 및 출시 일정이 재개되며 산업의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차·기아
한미 통상협의, 관세 협상의 중요 변곡점
미일 관세 합의에 우리 정부는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25일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 협의가 순연됐습니다.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 협의를 다시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 정부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구 부총리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는데요.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가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조속한 일정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일 관세 합의 핵심이 5500억 달러, 우리 돈 76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약속인 만큼, 오는 25일 한미 고위급 2+2 협상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 뉴스1
이달 초 우리 협상단이 미국 상무장관을 만났을 때도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해 달란 요청을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쌀 시장 개방을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로선 조선, 반도체 등 산업 협력이 일본과 차별화된 협상 무기가 될 수 있데, 양국 간의 협상이 경제 안보 상황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