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이재민께 깊은 위로"... 500만원 두고 간 기부자, '필체'만 보고 알아냈다

익명의 '경남 나눔천사',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500만원 기부


"국지성 집중호우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재민께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약소한 액수지만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십시오. 2025년 7월 어느날"


23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횡 따르면 지난 22일 경남 사랑의열매 사무실 앞에 놓인 작은 상자 안에서 발견된 손편지에는 이러한 정성 어린 메시지가 꾹꾹 눌러 쓰여 있었습니다.


0003560268_001_20250723160225108.jpg사랑의열매 제공


상자 안에는 집중호우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꽃 한 송이와 함께 현금 500만원이 담긴 봉투가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기부자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랑의열매 측은 필체를 통해 이 천사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2017년부터 각종 재난·재해 상황마다 고액의 성금을 익명으로 기부해온 '경남 나눔천사'였습니다.


7년간 누적 기부금 6억 9천만원, 지역사회 아픔 함께하는 익명의 기부자


이 익명의 기부자는 진주 아파트 방화사건, 코로나19 확산기, 강원·경북 산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국내외 재난 상황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왔습니다.


인사이트22일 폭우와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군 신등면 율현마을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5.7.22 / 뉴스1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현재까지 이 '경남 나눔천사'가 기부한 누적 금액은 약 6억 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난 피해 지원과 복구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강기철 경남 사랑의열매 회장은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지만, 지역의 아픔에 늘 조용히 손을 내미는 이 기부자님은 깊은 울림을 준다"며 "따뜻한 마음을 모아 경남을 비롯한 피해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을 전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