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문해력 저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확인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학생 10명 중 1명이 '국포자(국어 포기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2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1수준) 비율은 9.3%였습니다. 표집 집계가 시작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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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 미달은 교과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2017년 고2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5%에 불과했으나, 2020년 6.8%, 2021년 7.1%, 2022년 8.0%, 2023년 8.6%, 그리고 2024년에는 9.3%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영향과 지역 간 학력 격차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원격 수업의 반복으로 학습 결손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교과서보다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문해력과 사고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이지요. 더 심각한 문제는 국어 성취도 저하가 수학과 영어 성취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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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부족으로 수학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영어 문제 해석이 미숙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마중물', '이타적', '계륵', '경직', '침식', '퇴적' 등 기본적인 단어나 용어의 의미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이를 설명하느라 수업 진도를 나가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지역 간 학력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중3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모든 교과에서 높게 나타났는데요. 중3 국어의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은 대도시가 71.9%인 반면, 읍면 지역은 58.2%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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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대도시 55.8%, 읍면 지역 37.3%, 영어는 대도시 68.9%, 읍면 지역 49.5%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중3 학생들의 국어에 대한 자신감과 영어 학습 의욕이 전년보다 하락했으며, 협업 능력과 회복탄력성이 낮아지는 등 정서적 지표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김천홍 책임교육정책관은 "올해 중3 국어, 고2 수학에서 특히 성취수준이 유의하게 향상되는 등 성과가 일부 있었으나 교과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낮게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과에 주목해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 동기를 제고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 개선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특히 중학교는 협업·갈등 해결을 비롯한 사회·정서적 역량 함양에도 관심을 두고 지역별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