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폭우 속 급류에 갇힌 시민 구했던 광주 의인, '의로운시민상' 받는다

폭우 속 시민 구한 의인, 광주시 '의로운시민상' 수여 결정


광주시가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 물에 떠내려가던 시민을 구한 최승일씨(54)에게 '광주광역시 의로운시민상'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1일  광주시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l_2025072201000615200061982.jpg최승일씨 제공


동구 소태동에서 자동차정비업체를 운영하는 최씨는 지난 17일 광주에 기록적인 폭우(426.4㎜)가 쏟아질 때 급류에 휩쓸린 60대 A씨를 구조했습니다.


당시 오후 5시쯤 엄청난 비로 인해 정비업체 앞 경사진 도로는 계곡처럼 변한 상태였습니다.


최씨는 모래주머니를 쌓으려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거친 물살에 떠내려오는 A씨를 발견했습니다. A씨는 물살에 뜯겨나간 도로 아스팔트 사이에 발이 끼어 급류에 갇힌 상황이었습니다.


최씨는 즉시 A씨에게 다가갔지만 처음에는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A씨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자 나무판자를 가져와 물흐름을 돌리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위험을 무릅쓴 구조와 뜻밖의 인연


구조 과정에서 위쪽에서 승용차가 떠밀려 오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다행히 정비업체 동료들의 도움으로 추가 사고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최씨는 약 20분간의 사투 끝에 A씨를 무사히 구해냈습니다.


2025-07-22 10 09 48.jpgYTN


이후 뜻밖의 인연이 밝혀졌습니다. 최씨가 구한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운전학원 소속 강사였고, 사는 곳도 정비업체 바로 옆집이었던 것입니다.


최씨는 "이런 것이 인연인가 싶더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운전학원 대표는 지난 19일 최씨의 정비업체로 수박 3통을 보냈습니다.


최씨는 "나중에 알고 보니 지인 회사의 직원이시더라고요. 그 회사 회장님께서 수박을 3통이나 보내셨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조 과정에서 최씨는 물살에 떠밀려온 돌과 병 등에 맞아 여러 곳에 멍이 들었고, 감기에 걸려 병원 진료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최씨는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다"며 "함께 구조를 도와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