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욱 비서관, '계엄 옹호' 논란에 긴급 사과... "국민께 깊이 사죄"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 임명된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과거 저서에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강 비서관은 20일 밤늦게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왼쪽이 강준욱 비서관, 오른쪽이 그의 저서 / (좌) 사진=동국대 홈페이지, (우) 미래사
"계엄은 답답함의 표현"... 尹 두둔한 과거 저서
강 비서관은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인 지난 3월 출간한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2023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을 '민주적 폭거에 맞선 비민주적 저항'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책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택한 이유에 대해 "국민에게 상황이 얼마나 답답한지를 알리기 위한 표현 수단이었다"고 서술하며, 윤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습니다.
반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판적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그는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간에 이재명의 행동이나 지금까지 살아온 행태를 볼 때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이고 독선적인 정권이 될 것 같다"고 서술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분열된 사회를 통합해야 할 중책을 맡은 인물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깊은 상처 드렸다... 진심으로 사죄"
논란이 확산되자 강 비서관은 이날 저녁 긴급 입장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수개월간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으신 국민들께, 제가 쓴 책의 내용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떠한 변명으로도 국민께 끼친 상처와 불편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라도 깊이 반성하며, 세대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들을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비서관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해당 저서의 표현 수위와 시점, 직책과의 부조화를 두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李 대통령 지지자들 "대통령실은 뭐 주워 먹으려 들어갔느냐" 비판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CCTV 장면 / 국회사무처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들은 강한 반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계엄을 옹호하고, 이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인물이 왜 대통령실 입각 제안을 수용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전 검증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비서관급 인사라 하더라도, 대통령실의 통합 메시지를 훼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강 비서관이 계속해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대통령실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는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