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의 진화: '박사방'을 넘어선 '박제방'의 실체
디지털 세상이 발전하면서 범죄의 형태도 더욱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5년 전 온라인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던 '박사방' 사건보다 더한 디지털 성범죄가 등장해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채널A는 많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줬던 조주빈의 텔레그램 성착취 채널 '박사방'보다 더 악랄한 형태의 '박제방'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박제방'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마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온라인에 '박제'해 놓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누구나 접속 가능한 주소를 누르자, 모습을 드러낸 박제방.
무려 1,300명이 가입해 있는 이 방에서는 피해 여성의 신체 사진뿐만 아니라 연락처, 나이, 학교, 계좌번호, 집 주소, 심지어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성년자를 주타깃으로 한 박제방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신체 사진, 집 주소, 학교는 물론 피해자의 부모 사진과 연락처도 600명에게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매체는 이러한 정보가 실제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공개된 연락처와 계좌번호 상의 이름을 대조해 본 결과, 75%가 일치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부분의 정보가 실제 피해자의 것이라는 겁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제방의 운영 방식과 수익 구조
박제방 운영자 A씨는 이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과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A씨는 채널A에 "'돈 주면 박제 내려주겠다'고 해서 한 달에 40만 원까지, 한 건에 보통 10만 원을 받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이나 정보를) 내려주는 게 가능하냐는 물음에 A씨는 "저한테 박제당한 인물이 120명이다. 제보받거나 직접 뜯는다. 안 한 애들도 XX 많다. 사진으로만 300장이 넘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어떻게 박제의 대상이 되었을까. 한 박제방 이용자는 "남친이었다는데 싸웠다더라"라고 전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제방의 실태를 확인한 한 전문가는 "처참하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텔레그램을 활용해 성착취물을 공유했던 박사방처럼 박제방 역시 해외에 서버를 둔 SNS를 활용하는데, 방식은 더욱 악랄하게 진화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채널A는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며, 현재 경찰은 박제방 범죄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