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간절한 외침... 결국 국민 청원까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한 학부모의 절박한 호소문이 올라왔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달콤한 냄새'를 따라 쉽게 손에 쥐는 그 물건이, 평생 끌어안게 될 중독의 시작이라고 절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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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화려함으로 청소년을 유혹하는 그 물건, 바로 '액상담배'입니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건 담배가 아니다", "냄새도 안 나고 들켜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 복도, 학원 화장실, 심지어 교복 주머니 속에서도 그 '작은 기계'는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어른들 눈엔 그저 필기도구 혹은 화장도구처럼 보이는 그것이, 아이들에겐 흡연의 첫 시작점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끝은 일반담배, 그리고 마약으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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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친구 따라 한두 번 피워보다, 익숙해진 감각에 중독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액상담배를 피우던 아이가, 어느 날 일반 담배를 들고 오더라"며 "연초 흡연 진입 장벽이 너무 낮다"고 토로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일부 청소년들이 액상담배를 통해 마약 성분까지 접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로 마약을 넣은 액상 제품이 온라인을 통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를 청소년이 흡입한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달콤한 향기가 사실은 목숨마저 위협하는 '진짜 독'이었던 셈입니다.
규제는 Slow, 아이들 절망은 F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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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이 사태를 막기 위해 세 차례나 법 개정 논의가 있었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반발에 막혀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그 사이 '변종 니코틴' 제품까지 등장해, 어떤 규제가 나와도 쉽게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엔 법이 너무 느리고, 시장은 너무 빠릅니다.
해외는 이미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액상담배들을 모두 '담배'로 분류했고, 독일, 이탈리아와 체코와 같은 일부 유럽 국가들은 합성니코틴 액상담배들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만 아직도 "검토 중"입니다.
달콤한 연기, 그 속에 갇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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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채 번화가 골목에 서 있는 아이. 그의 입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어쩌면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자유를 흉내 낸 중독, 그리고 마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일지 모릅니다.
한 학부모의 호소처럼, 지금은 "우리 아이 좀 살려달라"는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의 입가에서 피어나는 달콤한 연기. 그러나 그 안에 깃든 것은 '자유'가 아닌, 평생을 짊어질 또 하나의 굴레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