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월세 인상'에 미안함 느끼고 기부 실천한 임대인
서울 강서구에서 임대업을 하는 65세 A씨가 '불가피하게 월세를 올려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올려받은 월세만큼 주민센터에 익명으로 기부한 따뜻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서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화곡2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기부금 300만원을 전달했으며, 매달 5만원씩 정기 후원도 약속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14일에는 다시 주민센터를 찾아 5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는데요. 익명의 기부자가 일주일 만에 총 35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선뜻 내놓은 것입니다.
A씨는 주민센터 측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아껴가며 성실히 살아온 덕분에 이제는 주변의 어려움도 살필 수 있게 됐다"면서 "내가 도움을 받았듯이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첫아이를 낳았을 때 주변 이웃으로부터 쌀 한 되를 받았던 그때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며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강서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임대업을 하는 A씨는 최근 불가피하게 월세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주변 시세에 맞게 월세를 조정하지 않으면 건물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올렸다고 합니다.
강서구 관계자는 "A씨가 기존 세입자에게 받는 월세를 줄곧 올리지 않다가 최근 새로 세입자를 받으면서 시세에 맞춰 기존 세입자의 월세도 조금 올렸다고 한다"며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올린 월세만큼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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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A씨의 겸손한 태도입니다. 화곡2동 주민센터 측은 기부금 350만 원이 동의 복지 사업에 사용하기에 적지 않은 금액이라 기부식을 열려고 했으나, A씨는 이를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화곡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기보다 겸손하게 나눔을 실천하고자 신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에 전달된 350만 원은 화곡2동 내 저소득층의 생계비와 의료비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며, 매달 전달되는 기부금은 동 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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