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3' 단체 줄넘기 챌린지, 일본에서 역사적 논란으로 번져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가 넷플릭스 콘텐츠 역사상 최초로 공개 첫 주에 모든 국가에서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오징어 게임 속 게임' 챌린지가 다시 한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X 'NetflixJP'
이번 시즌3에서 특히 화제가 된 게임은 단체 줄넘기입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게임 필터를 활용한 줄넘기 챌린지나 실제 줄넘기를 체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연이어 업로드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단체 줄넘기가 예상치 못한 문화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일본 넷플릭스 공식 계정이 지난 5일 "착한 어린이는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공개한 프로모션 영상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인데요, 해당 영상에는 오징어 게임의 상징적인 녹색 체육복을 입은 7명이 일본의 역사적 건축물인 나고야성 천수각에서 단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일본 누리꾼들의 역사 문화재 존중 논란
이 영상은 실제 나고야성을 촬영한 장면에 줄넘기하는 사람들을 CG로 합성한 것이지만,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X 'NetflixJP'
현지 SNS에는 "작품은 재미있지만, 나고야성 같은 장소가 안일하게 사용되는 것은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외국계 기업이라 일본 정서와 어긋나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와 같은 비판적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또한 "하나도 재미없다. 일본 역사에 대한 아무런 존중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좀 논란이 생길 것 같다", "이게 뭐냐, 일본의 성(城)을 뭐로 보는 거냐" 등의 게시글이 이어졌습니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에 장악당한 회사가 이런 일을 하면, 악의를 느끼는 사람이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넷플릭스 내부가 한국에 잠식당한 거 아니냐"라며 해당 프로모션을 한국과 연관시키는 댓글까지 남겼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나고야성이 일본인들에게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이기 때문입니다. 나고야성은 에도(江戸)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의 명령으로 1612년에 건축되었으나, 1945년 태평양전쟁 말기 공습으로 소실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와 상업적 활용 사이의 갈등
X 'NetflixJP'
나고야성은 1959년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 콘크리트로 재건되었지만, 노후화와 내진 문제로 인해 지난해부터 복원 공사 중인 상태입니다. 특히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정하는 '특별사적'으로 지정되어 역사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장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나고야성 측은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는 간략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나고야성 관계자는 프로모션 촬영 협조 경위에 대해 "나고야성은 도시공원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나고야시 도시공원 조례에 따라 영리 목적으로 영상을 촬영할 경우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며 "이번 프로모션의 경우 천수각 지붕을 촬영한다는 내용으로 신청이 있었고, 절차를 거쳐 촬영을 허가했다"고 현지 매체에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