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로켓배송'으로 일낸 쿠팡, 연봉으로 최대 4억5000만원 주는 일자리 만든 이유

쿠팡, AI 클라우드 시장 진출로 기술 기업으로 도약 준비


로켓배송으로 유통·물류시장에서 혁신을 불러온 쿠팡이 이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합니다.


쿠팡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고, 글로벌 개발자 채용을 확대하며 기술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쿠팡 본사 / 뉴스1쿠팡 본사 / 뉴스1


쿠팡은 유통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AI 클라우드 사업에도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시작해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쿠팡도 리테일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입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AI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며 글로벌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AI·클라우드·빅데이터·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특히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다양한 IT인재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습니다. 


쿠팡 측은 '시니어 스패티 머신 러닝 엔지니어(광고 기술)' 인재 채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해당 직책의 지역 연봉이 최저 15만 9000달러(한화 약 2억 2000만원)에서 최대 32만 4000달러(한화 약 4억 5000만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2025-07-14 09 27 33.png쿠팡 채용사이트 캡처


아울러 '급여는 지역 위치를 포함한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며, 직무 관련 지식, 기술 및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개발자 연봉이 가장 높은 마운틴뷰 지역 개발자의 연봉 수준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인재 확보와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


쿠팡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수한 IT 인력이 풍부한 인도에서도 현지 개발자 채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벵갈루루는 인도의 IT 허브로 불리는 곳으로 업계 최고의 IT 인력으로 활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쿠팡은 이곳 중심부에 테크 센터를 두고 있습니다. 


2025-07-14 09 31 33.png쿠팡 채용사이트 캡처


이곳에서도 36개 직무의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국에서의 치열한 개발자 확보 경쟁을 고려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시애틀, 타이페이, 상하이, 서울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IT분야 채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올해부터 AI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사업의 새 로고를 공개하며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고객이 각종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사업자 서버에 두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쿠팡은 "지난 다년간 쿠팡 서비스 개선 및 운영 목적으로 쿠팡 내 자체 사업 다수를 대상으로 AI 컴퓨팅 사업을 폭넓게 활용했다. 그 결과 쿠팡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전국 23만개의 입점 중소 상공인의 매출 증진에 큰 성과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쿠팡 서비스 개선과 운영 목적으로 쿠팡 내 자체 사업 대상으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왔습니다. 


사진 제공 = 쿠팡CIC / 쿠팡


주로 쿠팡 고객 경험을 개발, 개선하고 입점 중소 상공인의 매출 증진 방안을 찾는 데 활용됐는데요, 쿠팡 외 연구 기관과 스타트업 등 외부 클라이언트 대상으로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자체 사업과 소수 고객에게만 제공했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 AI 사업 참여와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


쿠팡은 이미 수도권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전력 확보, 최첨단 냉각 시스템, 이중화 전원 구조, 다중 통신 지원, 물리 보안 체계를 완비해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CIC 측은 "최종 수요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짧아 서비스 지연을 최소화했다"며 "복잡한 AI 컴퓨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고성능 CPU를 다수 탑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GettyImages-a1229783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ettyimagesBank


쿠팡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정부 AI 공모 지원 사업에도 참여했습니다.


GPU 확보와 AI 육성을 위한 정부의 'GPU 확보·구축·운용지원 사업' 공모에 네이버·카카오·NHN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함께 신청한 것인데요, 쿠팡은 1만개 규모의 GPU를 확보해 한국 AI 연구와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는 네이버클라우드(1만4000개) 다음으로 큰 규모입니다.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통해 유통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며 성장해왔습니다.


상품 수요를 AI와 머신러닝으로 예측하고, 재고관리와 판매 상품을 최적화했으며, 전국에 설치한 최첨단 물류센터에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물류 산업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로보틱스와 AI를 통해 수조 건의 주문 예측을 매일 수행하고 있고, 이는 그 다음 혁신의 물결이 될 것"이라며 AI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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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는 쿠팡 AI 물류 혁신을 이끌어온 박대준 공동대표가 단독대표로 선임되면서 AI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쿠팡은 이달 글로벌 리서치 기업 CB인사이트가 발표한 '리테일 AI 준비도 지수'에서 글로벌 20대 유통기업 중 5위에 올랐습니다.


1위는 아마존(98점), 2위는 알리바바그룹(61점), 3위는 월마트(44.1점), 4위는 징둥닷컴(33.6점)이었으며, 한국 기업 중에는 쿠팡이 유일하게 5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쿠팡이 보유한 AI 등 기술 특허는 2024년 기준 2100개로, 2019년(160개) 대비 13배 증가했습니다.


유통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클라우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쿠팡, 혁신적인 기술력과 과감한 투자, 글로벌 인재 확보 전략을 앞세운 쿠팡의 다음 도약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