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러브버그, 1마리당 알 500개씩 낳아... "사라졌다고? 내년이 훨씬 문제"

인천 계양구 민원 7배 급증... 7월 들어 확 줄어


"지금 보이지 않을 뿐, 내년이 더 문제"


한때 여름철 불청객으로 떠오르며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을 불편하게 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최근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하는데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러브버그 / 뉴스1 


러브버그의 생태적 특성상 땅속에 유충 상태로 남아 있으며, 올해 산란한 알들이 내년 대규모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3일 인천시 계양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계양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총 47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62건)보다 7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는 31건으로 급감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6월 말부터 민원이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라며 "현재는 도심 곳곳에 사체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충 사라졌지만, 유충은 땅속에... 내년 더 심각할 수도


러브버그 성충은 일반적으로 6~7월 사이 일주일가량 짧은 생애를 마치고 사라지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암컷 한 마리는 300~500개의 알을 산란하며, 이후 유충 상태로 1년을 보내고 다음 해 성충으로 탈피합니다.


러브버그 / 뉴스1뉴스1


김민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박사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활동이 끝난 것처럼 보여도, 사실상 대부분의 개체는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생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올해 어떤 환경적 요인이 러브버그 생존율을 높였는지 규명해야 하며, 내년에도 대량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천적 없어 방제 한계... 생물학적 대응 시급


온라인에서는 참새, 사마귀 등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장면이 목격됐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를 선호하는 특수 천적은 아직 없다"고 말합니다. 


김 박사는 매체에 "참새가 일부 잡아먹을 수는 있으나, 개체 수 조절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연 산림에 살충제를 살포할 경우 오히려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한 누리꾼이 SNS에 공개한 계양산 실시간 상황 / Instagram 'kimlark34'Instagram 'kimlark34'


이에 따라 천적 생물의 인위적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소강 국면에 안주하지 말고, 유충 활동을 고려한 사전 방역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