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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졸업식'에 숨어 있는 아픈 역사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뿌리는 졸업식 뒤풀이에는 일본 식민지 시절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뿌리는 졸업식 뒤풀이. 심한 경우 경찰이 '학교 폭력'으로 간주하기도 하는 이 의식은 언제부터 시작된걸까.

 

졸업식 뒤풀이 의식의 유래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그 중에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일제시대, 머리를 박박 밀고 일본식 교복을 강제로 입고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교복 찢기'로 해방감과 분노를 표출했다는 것.

 

일제의 상징과 같은 교복을 찢고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밀가루를 온몸에 뿌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정확한 유래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 확실한 것은 해방 후, 60년대에도 '밀가루 졸업식'은 해외 언론에도 실릴 만큼 요란하게 치러졌다는 것이다.

 

 

이후 '밀가루 졸업식은' 점점 격해져 속옷만 입은채 계란 세례를 맞거나 밤새 돌아다니는 광란의 '졸업파티'로 변질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단속과 처벌이 강화돼 '밀가루 졸업식'의 풍경이 많이 사라진 모양새다.

 

한때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밀가루 졸업식에 담긴 가슴 아픈 역사는 되새겨봐도 좋을 듯하다. 

 

불과 70여년 전, 졸업하는 학생들이 일식 교복을 찢고 흰 밀가루를 뿌리며 그토록 바랐던 '한국인으로 사는 자유'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말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